국방부가 광산주주 된 이유, 희토류전쟁

 

국방부가 광산회사 주주가 됐다, 이례적인 15%의 의미

정부가 민간 광산회사의 주식을 산다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이다. 그런데 2025년 7월, 미 국방부는 미국 최대 희토류 광산업체 MP Materials의 지분 15%를 사들이겠다고 발표했다. 국방부가 자산운용사도 아니고 무기 제조사도 아닌, 원료 채굴 회사의 주주가 되기로 한 것이다. 왜 펜타곤은 갑자기 이런 파격적인 카드를 꺼냈을까. 답은 지난 몇 달간 이어진 희토류 공급망 전쟁의 흐름 속에 있다.

붉은 갈색 광맥이 섞인 희토류 원석의 클로즈업 이미지
희토류 원석 클로즈업

반토막 난 대일 수출, 완전히 끊긴 대미 수출

올해 상반기 세계 전체 희토류 수출이 16% 줄어드는 동안, 유독 한 나라만 51% 급감했다. 바로 일본이다. 디스프로슘과 테르븀은 대일 수출량이 사실상 '0'에 머물렀고, 6월부터는 이트륨 수출까지 완전히 끊겼다. 전기차 모터, 레이더용 반도체, 항공엔진 코팅에 필수적인 원소들이 줄줄이 차단된 셈이다.

미국이라고 안전한 것은 아니었다. 중국의 대미 희토류 수출은 규제 도입 직후 급감했다가, 지난해 10월 미중 정상회담을 전후해 일시적으로 회복되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언제든 다시 조여질 수 있는 '조건부 공급'인 셈이다.

완전 차단이 아니라 '조절된 압박'

흥미로운 점은 중국이 물량을 완전히 끊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일본 기업이 공장 가동 중단 위기를 호소하면 일부 수출 허가를 내주는 식이다. 이 방식을 두고 업계에서는 일본 경제계가 자국 정부에 대중 관계 개선을 요구하도록 압박하려는 전략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완전히 숨통을 끊기보다, 고통스럽게 숨만 쉬게 만드는 방식이다.

"중국은 일본 기업의 희토류 조달이 완전히 끊어지지 않는 수준에서 허가 물량을 조절함으로써, 일본 경제계가 자국 정부에 대중 관계 개선을 요구하도록 유도하려는 의도가 있다."

왜 하필 '지분 투자'였나

미 국방부의 선택으로 돌아가 보자. 보조금 지급이나 세제 혜택 같은 전통적인 지원책 대신 지분을 직접 사들인 이유는 무엇일까. 지분 투자는 단순 지원과 결이 다르다. 국방부가 주주가 되면 MP Materials의 경영과 생산 계획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고, 무엇보다 회사가 중간에 사업을 접거나 방향을 바꿀 위험을 크게 낮춘다. 이번 계약에 따라 MP Materials는 2028년까지 현재 대비 대폭 확대된 규모로 희토류 자석을 생산하는 신규 공장을 짓기로 했다. 단순한 투자가 아니라, 국가 안보 차원의 '생산 능력 보증'에 가까운 조치다.

일본의 반격 : ODA라는 우회로

일본은 다른 방식을 택했다. 중국의 수출 규제로 상반기 희토류 수입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하자, 공적개발원조(ODA)를 활용한 공급망 다변화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ODA는 원래 개발도상국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자금이지만, 이를 희토류 매장국과의 협력 인프라 구축에 연결하면 원조와 자원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 실제로 일본 기업들은 호주 광산 개발 투자, 인도 자석 공장 건설 검토 등 민간 차원의 다변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어, 정부와 민간이 투트랙으로 움직이는 모양새다.

시장은 이미 방향을 읽고 있다

이런 흐름은 투자 시장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희토류 관련 종목들이 상방으로 움직이며 관련 기업들의 호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투자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되는 중이다. 국가가 직접 지분을 사고, 정부 개발원조 예산까지 동원되는 상황이라면, 시장이 이를 구조적 성장 신호로 받아들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미국 노천 희토류 광산에서 중장비로 작업 중인 광부들의 모습
미국 희토류 광산 채굴 현장

세 갈래 대응, 공통분모는 '탈중국'

미국의 지분 투자, 일본의 ODA 다변화, 여기에 앞선 기사에서 다뤘던 일본의 해저 희토류 채굴 프로젝트까지 더하면, 그림이 하나로 모인다. 방식은 저마다 다르지만 목표는 동일하다. 중국이라는 단일 공급원에 대한 구조적 의존을 낮추는 것이다. 다만 접근법의 속도는 차이가 크다. 지분 투자와 신규 공장 건설은 상대적으로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반면, ODA를 통한 자원 협력이나 해저 채굴 상용화는 결실을 보기까지 훨씬 긴 시간이 필요하다.

한국은 어떤 카드를 준비하고 있나

미국은 지분으로, 일본은 원조로 움직이는 지금, 한국의 포지션은 아직 뚜렷하지 않다. 반도체와 전기차 산업의 희토류 의존도를 고려하면, 한국도 특정 방식에 얽매이기보다 민간 투자 지원, 재활용 인프라, 우방국 공동 개발 참여 등 복수의 경로를 동시에 열어두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원 무기화가 장기전 양상을 띠는 만큼, 단발성 대응보다 지속 가능한 공급망 설계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미 국방부가 MP Materials 지분을 사들인 이유는 무엇인가요? 중국의 희토류 공급망 지배력을 약화하기 위한 조치로, 지분 투자를 통해 회사의 생산 계획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사업 중단 위험을 낮추려는 목적이 있습니다.

Q2. 중국의 대일본 희토류 수출은 어느 정도까지 줄었나요? 올해 상반기 기준 세계 전체 수출이 16% 감소하는 동안 일본으로의 수출은 51% 급감했으며, 디스프로슘·테르븀은 사실상 '0', 6월부터는 이트륨 수출도 끊겼습니다.

Q3. 중국이 수출을 완전히 차단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공장 가동 중단 위기를 호소하면 일부 허가를 내주는 방식으로, 일본 경제계가 자국 정부에 대중 관계 개선을 요구하도록 압박하려는 전략적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Q4. 일본의 ODA 활용 전략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요? 개발도상국 지원 목적의 공적개발원조 자금을 희토류 매장국과의 협력 인프라 구축에 연계해, 원조와 자원 확보를 동시에 추진하는 방식입니다.

Q5. 한국은 이 흐름에서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요? 반도체·전기차 산업의 높은 희토류 의존도를 고려할 때, 특정 국가의 방식을 그대로 따르기보다 투자 지원, 재활용 인프라, 우방국 공동 개발 등 복수의 경로를 함께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막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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