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동광산 텅스텐이 쏘아올린 리튬·니켈 자립

 

상동광산 텅스텐이 쏘아올린 공, 리튬·니켈 자립의 신호탄

한국의 금속광 자급률이 단 0.4%라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반도체 강국, 배터리 강국이라 불리는 나라의 민낯입니다. 그런데 최근 강원도 영월 상동광산의 텅스텐 재가동을 계기로, 국내 핵심광물 산업 전체가 술렁이고 있습니다. 텅스텐 하나로 시작된 이 움직임이 어떻게 리튬과 니켈, 즉 배터리 산업 전체의 자립 전략으로 번지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강원도 산악 지형에 위치한 국내 광산 갱도 입구와 채굴 장비를 보여주는 사진
상동광산 텅스텐 갱도 국내 채굴 현장 | 광물백과

상동광산이 쏘아올린 자원 클러스터 담론

강원 영월의 상동광산은 한때 세계적인 텅스텐 산지로 이름을 날렸지만 1990년대 저가 수입광에 밀려 문을 닫았습니다. 그런데 2026년 중국의 텅스텐 수출통제로 국제 가격이 1년 만에 500% 넘게 폭등하자, 이 광산은 다시 상업 생산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흥미로운 지점은 이 재가동이 단순히 텅스텐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정부는 현재 핵심광물을 31종으로 지정해 산업재·중첩재·안보재 3개 유형으로 관리하고 있는데, 텅스텐은 민간·안보 수요가 겹치는 '중첩재'로, 리튬·니켈·코발트는 시장 성장세가 뚜렷한 '산업재'로 분류돼 있습니다. 즉 상동광산발(發) 국내 광산 부활 움직임이 리튬·니켈 정제 인프라 확장 논의로 자연스럽게 확산되고 있는 셈입니다.

왜 하필 지금, 리튬·니켈인가

리튬과 니켈은 전기차·ESS 배터리의 뼈대를 이루는 소재입니다. 리튬은 배터리의 에너지를 저장하는 이온 매개체 역할을, 니켈은 양극재의 에너지밀도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문제는 두 금속 모두 특정 국가·기업에 채굴과 정제가 편중돼 있다는 점입니다.

  • 리튬 : 칠레·호주 등 소수 산지에 매장량 집중, 정제는 중국이 압도적 우위
  • 니켈 : 인도네시아가 원광 생산을 사실상 독점, 2020년 원광 수출 금지 이후 자국 내 가공을 강제

이런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이 선택한 전략이 바로 '도시광산', 즉 폐배터리 재활용을 통한 리튬·니켈 회수입니다.

폐배터리에서 추출한 블랙매스 분말과 정제된 리튬·니켈 금속 시료를 비교한 사진
폐배터리 블랙매스 리튬 니켈 도시광산 | 광물백과

폐배터리, 67조 원 규모의 '도시 속 광산'

전기차 보급이 본격화된 2017년 전후 차량들의 배터리 교체 시기가 올해부터 도래하면서,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이 새로운 성장축으로 떠올랐습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이 시장이 2030년 약 67조 원, 2040년에는 307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핵심은 폐배터리를 분쇄해 얻는 검은 가루, 이른바 '블랙매스(Black Mass)'입니다. 여기에는 리튬·니켈·코발트가 고농축 상태로 담겨 있으며, 이를 정제하면 새 배터리 원료로 다시 투입할 수 있습니다. 원광을 새로 채굴하는 것보다 비용은 30~50% 절감되고, 탄소 배출량도 최대 70% 이상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성과 환경성을 동시에 잡는 방식으로 평가받습니다.

"핵심광물은 국가 경제·산업·안보에 필수적이지만, 공급망이 특정 국가에 편중돼 있어 전략적 관리가 필요하다." —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관계자

국내 기업들의 발 빠른 행보

이미 여러 국내 기업이 리튬·니켈 정제 인프라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 성일하이텍 : 습식제련 기술을 기반으로 황산코발트·전해니켈·황산니켈·탄산리튬을 생산하는 도시광산 전문 기업
  • 포스코홀딩스 : 이차전지 소재 계열사와 연계해 리튬·니켈 회수 체계 확대, 호주 워지나 리튬 광산 지분 투자
  • 에코프로 :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 프로젝트와 미국 네바다 리튬 프로젝트를 병행하며 도시광산 사업도 함께 확장
  •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 각각 재활용 거점 구축, 성일하이텍과의 합작법인, 공정 스크랩 재활용률 극대화 추진

이런 흐름은 텅스텐 원광 확보를 위한 상동광산 재가동과 본질적으로 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합니다. '해외 원자재 의존을 어떻게 줄일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신규 광산 개발과 폐자원 재자원화라는 두 갈래 해법이 동시에 추진되고 있는 것입니다.

유럽의 배터리 규제, 도시광산을 필수로 만들다

이러한 움직임을 더욱 가속화하는 건 해외 규제입니다. 유럽연합(EU)은 2027년부터 배터리의 전 생애주기 정보를 담은 '배터리 여권' 제도를 도입하고, 2031년부터는 리튬 6%, 니켈 6% 등 재활용 원료 사용을 의무화할 방침입니다. 재활용 역량을 갖추지 못한 기업은 사실상 유럽 수출길이 막히는 셈입니다. 도시광산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자원 클러스터로 가는 길

결국 상동광산의 텅스텐 재가동은 단일 광물 이슈가 아니라, 한국이 '채굴부터 재활용까지'를 아우르는 핵심광물 클러스터를 구축하려는 큰 흐름의 시작점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영월·울진 등 국내 광산 재개발과 성일하이텍·포스코·에코프로 등의 도시광산 인프라가 서로 맞물리면서, 배터리 소재 자립이라는 목표에 조금씩 다가서고 있는 모습입니다.

FAQ

Q1. 상동광산은 텅스텐만 생산하나요? A. 상동광산은 텅스텐이 주력이지만, 이번 재가동을 계기로 국내 핵심광물 개발 및 정제 인프라 확장 논의 전체가 활성화되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Q2. '도시광산'이란 정확히 무엇인가요? A. 폐배터리, 폐전자제품 등에서 리튬·니켈·코발트 같은 금속을 회수해 재사용하는 산업을 뜻하며, 신규 채굴 없이 자원을 순환시킨다는 의미에서 붙은 이름입니다.

Q3. 폐배터리 재활용이 원광 채굴보다 경제적인 이유는? A. 채굴·제련 과정을 생략할 수 있어 비용을 30~50% 절감할 수 있고, 탄소 배출량도 최대 70% 이상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Q4. 한국의 금속광 자급률은 왜 이렇게 낮은가요? A. 국내에는 대규모 상업성 광산이 많지 않고, 그동안 저가 해외 수입광에 의존해온 산업 구조 때문으로, 최근 자원안보 위기 속에서 국내 광산 재개발과 재자원화가 함께 추진되고 있습니다.

Q5. EU 배터리 여권 제도가 국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A. 2031년부터 재활용 원료 사용 의무화가 시행되면, 재활용 역량을 갖추지 못한 기업은 유럽 수출이 어려워질 수 있어 국내 기업들의 도시광산 투자를 앞당기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막시

쉽고 정확하게 전하는 블로거, MAKSI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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