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 만에 부활한 K-텅스텐 광산

32년의 침묵 끝, 한국이 다시 캐기 시작했다

1994년 문을 닫은 광산이 2026년 3월 17일, 다시 준공식을 열었습니다. 강원도 영월의 상동광산 얘기입니다. 그리고 이 소식이 전해진 시점이 절묘합니다. 중국이 텅스텐 수출을 걸어 잠그고,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고조되며 방산용 텅스텐 수요가 치솟던 바로 그 순간이었습니다. 우연이라기엔 너무 딱 맞아떨어지는 타이밍입니다.

고품위 텅스텐 정광 클로즈업 사진
텅스텐 정광 실물 사진 - 광물백과

왜 하필 지금, 한국의 광산들이 깨어나는가

타이밍부터 짚어야 합니다. 중국은 세계 텅스텐 공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데, 한국의 텅스텐 수입 중 중국 의존도는 85%에 달합니다. 그런데 2026년 1월, 중국 상무부가 텅스텐·안티몬·은(銀) 등 전략 광물에 대해 수출허가제를 전면 시행했습니다. 25년간 유지되던 할당제를 폐지하고 건별 심사로 전환한 겁니다. 그 결과 2025년 중국의 텅스텐 수출량은 전년 대비 40% 감소했습니다.

여기에 미국의 움직임도 겹칩니다. 미국은 2027년 1월부터 국방 무기 체계에서 중국·러시아·북한산 텅스텐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국방수권법을 시행할 예정입니다. '비중국산' 텅스텐을 확보해야 하는 나라 입장에서, 한국의 광산 재가동 소식은 결코 남 일이 아닌 셈입니다. 저품위 매장량 탓에 채산성이 맞지 않아 폐광됐던 광산들이, 가격이 1년 새 300~500%씩 뛴 시장에서는 완전히 다른 계산기를 두드리게 된 겁니다.

상동광산과 쌍전광산, 무엇이 다시 살아났나

상동광산은 한때 한국 수출의 상당 부분을 책임졌던 곳입니다. 캐나다 광업사 알몬티인더스트리가 2015년 인수한 뒤 첨단 지하 광산으로 재건해, 2026년 3월 32년 만에 준공식을 마쳤습니다. 연간 처리 능력은 64만 톤(정광 기준 2,300톤), 광석 품위는 0.51%로 세계 평균(0.18%)의 3배에 달합니다. 생산량 대부분은 이미 미국 방산업체에 2,100톤 규모로 공급 계약이 체결된 상태이고, 2027년 2단계 확장이 완료되면 연간 생산량은 4,600톤까지 늘어날 전망입니다.

경북 울진의 쌍전광산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국내 2위 텅스텐 광산으로, 확인 매장량은 307만 톤, 잠재 매장량은 2,000만 톤 이상으로 추정됩니다. 품위는 0.46%로 세계 평균의 2.5배에 이릅니다. 그동안 외국계가 보유하던 광업권을 국내 자본이 되찾아온 사례라는 점에서도 상징성이 있는데, 2026년 상업 생산 개시를 목표로 시험생산이 진행 중입니다.

두 광산이 함께 부상하면서, 알몬티는 상동광산과 인근 제련시설, 몰리브덴 광산까지 통합하는 '코리안 트리니티' 구상을 밝혔습니다. 채굴부터 제련까지 국내에서 완결하는 밸류체인을 만들어, 한국을 글로벌 전략 광물 허브로 세우겠다는 그림입니다.

방산 수요 폭증, 타이밍이 만든 또 하나의 변수

여기에 예상치 못한 변수 하나가 더해졌습니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드론·미사일 등 현대전 무기의 핵심 소재인 텅스텐 수요가 급증한 겁니다. 군수용 텅스텐 소비는 전년 대비 1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텅스텐이 관통력 높은 철갑탄과 탄두에 필수적으로 쓰이는 만큼, 방산 수요 증가는 곧바로 가격에 반영됩니다.

실제로 APT(암모늄파라텅스텐) 가격은 2026년 3월 기준 톤당 2,250달러로, 2025년 2월 대비 557% 상승했습니다. 같은 기간 금(+67.8%), 구리(+30.2%) 상승률을 압도적으로 뛰어넘는 수치입니다. BMO캐피털의 한 애널리스트는 "12년간 원자재 시장을 다뤘지만 2021년 리튬을 제외하면 지금 텅스텐만큼 타이트한 시장은 본 적 없다"며, "리튬과 달리 텅스텐은 신규 프로젝트 파이프라인도 없다"고 짚었습니다. 공급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시장에 수요까지 겹쳐 늘고 있으니, 가격 강세가 단기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립니다.

한국 텅스텐 공급망 재편, 핵심 수치로 보기

구분 내용
한국의 텅스텐 중국 수입 의존도 약 85%
2025년 중국 텅스텐 수출량 변화 전년 대비 40% 감소
상동광산 광석 품위 0.51%(세계 평균 0.18%의 약 3배)
상동광산 미국 방산업체 공급 계약 2,100톤(생산량 대부분)
상동광산 2027년 2단계 확장 생산량 연 4,600톤
쌍전광산 확인·잠재 매장량 307만 톤 / 2,000만 톤 이상
미 국방수권법 비중국산 텅스텐 의무화 2027년 1월 시행 예정
군수용 텅스텐 소비 증가 전망 전년 대비 +12%

(수치는 중국 상무부·세관 통계, 업계 보도자료, 미 국방수권법 관련 보도를 종합해 재구성했습니다.)

기회이자 과제, 한국 산업이 챙겨야 할 것

상동광산과 쌍전광산의 재가동은 분명 반가운 소식입니다. 다만 여기서 멈추면 반쪽짜리 대응에 그칠 수 있습니다. 두 광산 모두 아직은 '재가동 기대감'에서 '실제 안정적 생산'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있고, 생산 차질이나 일정 지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상동광산 생산량 대부분이 이미 미국 방산업체와의 공급 계약으로 묶여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반도체·초경공구 업계가 체감할 수 있는 공급 안정 효과는 생각보다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결국 관건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국내 생산 기반을 반도체·자동차·방산 등 국내 수요 업계와도 연결하는 밸류체인 설계이고, 다른 하나는 여전히 85%에 달하는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수입선 다변화입니다. 코리안 트리니티 구상이 채굴·제련을 아우르는 만큼, 정부 차원의 정책적 지원과 미국을 비롯한 동맹국 수요가 맞물릴 때 비로소 한국이 비중국권 공급망의 실질적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FAQ

Q1. 상동광산은 왜 32년이나 문을 닫았었나요? 1994년 폐광 당시 저품위 매장량과 낮은 텅스텐 가격 탓에 채산성이 맞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경제성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Q2. 쌍전광산은 상동광산과 어떻게 다른가요? 쌍전광산은 경북 울진에 위치한 국내 2위 텅스텐 광산으로, 확인 매장량 307만 톤에 세계 평균 2.5배 품위를 가지고 있으며 2026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Q3. 상동광산에서 생산되는 텅스텐은 국내에서 쓰일 수 있나요? 현재 생산량 대부분은 미국 방산업체와의 공급 계약으로 배정돼 있어, 국내 수요 업계가 체감할 수 있는 물량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Q4. 미국의 국방수권법이 한국 광산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2027년부터 중국·러시아·북한산 텅스텐 사용을 금지하는 만큼, 비중국산 텅스텐을 확보하려는 미국의 수요가 한국 광산에 대한 투자·계약 확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Q5. 방산 수요 증가는 텅스텐 가격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나요? 군수용 텅스텐 소비가 전년 대비 12%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공급 부족과 겹치며 가격 강세를 장기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막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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