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동·쌍전 다음, 제3의 K-텅스텐은, 숨겨진 텅스텐 매장지 탐색 - 광물백과

제3의 K-텅스텐 광산은 어디에 있을까

상동광산과 쌍전광산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자연스럽게 따라붙는 질문이 있습니다. 한반도에 텅스텐 광맥이 이 두 곳뿐일까요? 답을 먼저 말씀드리면, 아닙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건 "그럼 어디에 또 있느냐"는 질문에 명쾌하게 답할 수 있는 곳이 지금은 없다는 사실입니다. 70년 전 이미 이 질문을 던졌던 사람들이 있었고, 그들의 숙제는 아직도 완전히 풀리지 않았습니다.

1950년대 미탐험 유망 매장지를 조사하는 지질 전문가들의 모습
1953년 한국 텅스텐 탐사 진단 개념도 - 광물백과

왜 하필 지금, 이 오래된 질문을 다시 꺼내드나

텅스텐 가격이 1년 새 300%를 넘어 일부 지표로는 600%까지 폭등하면서, 그동안 채산성이 없다고 판단됐던 국내 저품위 광맥들의 경제성 계산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상동광산과 쌍전광산이 바로 이 계산 변화의 첫 수혜자였습니다. 그런데 이 두 곳이 "우연히 발굴된 유이한 대형 광상"이 아니라, 애초에 한반도 지질 구조상 텅스텐이 상대적으로 풍부하게 분포하는 지역의 일부일 뿐이라면 어떨까요. 나머지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거나, 발견됐지만 방치돼 있을 가능성을 열어둬야 합니다.

70년 전 이미 나왔던 경고 — "미탐험 유망 매장지를 확보하라"

이 질문에 대한 가장 오래된 공식 기록은 놀랍게도 한국전쟁 직후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서울대 인문논총에 실린 한 연구에 따르면, 1953년 당시 미국 내무부 광산국(Bureau of Mines), 미국 지질조사국(USGS), 그리고 유엔한국재건단(UNKRA) 소속 광업 전문가들이 한국의 광업 환경을 진단한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이 기술전문가들의 핵심 논평 중 하나는 텅스텐 수출시장에 과도하게 의존적인 한국 광업 환경을 극복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었고, 이를 위한 해법으로 국내 미탐험 유망 매장지를 탐사·확보하여 개발해야 한다는 당위론을 제시했습니다.

1953년 당시 텅스텐은 이미 한국의 수출용 채굴 광물 중 가장 높은 생산량을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전문가들은 상동광산 하나에 의존하는 구조에 위험을 느꼈고, 아직 알려지지 않은 매장지를 찾아 확보해야 한다고 경고했던 겁니다. 이 경고가 나온 지 70년이 넘었지만, 정작 새로운 대형 광산이 실제로 발굴돼 개발까지 이어진 사례는 눈에 띄지 않습니다. 쌍전광산조차 신규 발견이 아니라 1950~70년대 이미 가동됐던 광산을 되살린 사례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70년 전의 숙제는 사실상 그대로 남아 있는 셈입니다.

방치된 옛 광산들 — 옥방과 달성이라는 두 갈래 사례

완전히 새로운 매장지를 찾는 대신, 이미 존재했던 옛 광산 중 아직 다 캐내지 못한 곳을 다시 들여다보는 접근도 있습니다. 이 시리즈에서 다룬 바 있는 경북 봉화의 옥방광산이 대표적입니다. 이 광산은 한때 상동광산에 버금가는 양과 전국 제일의 품질을 인정받았던 곳입니다. 다만 정확한 매장량이 현재까지 확인된 바 없고, 광상 구조 자체가 얇고 불규칙한 페그마타이트맥이라 대규모 기계화 채굴에는 불리한 조건입니다. 재조명될 가능성은 있지만, 현대적 탐사 없이는 실제 경제성을 판단하기 어려운 상태입니다.

반면 대구 달성광산은 결이 다릅니다. 1975년 매장량 자체가 소진돼 폐광됐고, 현재 부지에는 초경절삭공구 기업 대구텍이 들어서 있습니다. 재가동 후보라기보다는 이미 산업 용도가 완전히 바뀐 '역사 속 광산'에 가깝습니다. 두 사례를 비교하면, 옛 광산을 다시 들여다볼 때는 "왜 문을 닫았는가"라는 질문이 핵심 갈림길이 된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가격 경쟁력 상실 때문이라면 재조명 여지가 있지만, 매장량 고갈 때문이라면 답이 없습니다.

기록에만 남은 작은 흔적들

전국 단위로 찾아보면 이보다 훨씬 작은 규모의 옛 중석 채굴 흔적도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예를 들어 세종시 지역 마을 기록 아카이브에는 삼박골이라는 곳에 일제강점기부터 운영되던 중석광산이 있었고, 광복 이후에도 한국인들이 채굴을 이어갔다는 구술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다만 이런 기록들은 대부분 규모나 매장량에 대한 구체적 정보 없이 지역사 차원의 일화로만 남아 있어, 상동·쌍전 같은 대형 광산으로 발전할 잠재력이 있는지는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흔적들이 시사하는 바는 분명합니다. 일제강점기부터 1980년대까지 한반도 곳곳에서 크고 작은 텅스텐 채굴이 이뤄졌다는 것 자체는 분명한 사실이지만, 그중 상동·쌍전급 규모로 남아 있는 곳이 또 있는지는 현재로서는 확인된 바가 없습니다. 기록의 공백과 실제 매장량의 공백이 뒤섞여 있는 상태입니다.

정부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

이 숙제를 풀 열쇠를 쥔 곳은 결국 정부와 연구기관입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은 국가 산업발전의 필수 요소인 핵심 광물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광상성인, 정밀물리탐사, 자원량 예측, 스마트 광산 설계 등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 기관은 최근 울진 리튬 광화대의 3D 광체 모델을 구축하는 등 다른 핵심광물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신규 탐사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텅스텐과 관련해서는, 정부가 2023년 텅스텐을 포함한 33종의 핵심 광물을 지정하고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정책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자원공기업과 민간 컨소시엄을 중심으로 인프라 투자와 탐사 역량 확대, 광산 운영 최적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이 검토가 구체적으로 "제3의 신규 텅스텐 매장지"를 겨냥한 탐사로 이어지고 있는지는 아직 명확히 확인되지 않습니다. 현재까지 나온 정책적 관심과 투자는 상동·쌍전 두 광산의 개광을 정부 전략의 실행 가능성을 시험하는 첫 사례로 보고 집중되는 모양새입니다.

한반도 텅스텐 탐사, 현재까지 확인된 상황 정리

구분 내용
1953년 UNKRA 진단 텅스텐 수출 의존 구조 우려, 미탐험 유망 매장지 확보 필요성 제기
옥방광산(경북 봉화) 과거 고품질 인정, 매장량 미확인, 광상 구조상 대규모 채굴 불리
달성광산(대구) 매장량 소진으로 폐광, 현재 대구텍 부지로 전환, 재개발 가능성 낮음
삼박골 등 소규모 흔적 지역사 기록 차원에 머묾, 규모·매장량 미상
KIGAM 탐사 역량 리튬 등 타 광물은 3D 모델링 등 구체적 성과 존재
정부 정책 로드맵(2023년) 33종 핵심광물 지정, 인프라·탐사 역량 확대 검토 중
현재 집중 대상 상동광산·쌍전광산 개광이 정책 실행의 첫 시험 사례

(내용은 서울대 인문논총 연구논문, 위키백과,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역 아카이브 자료를 종합해 재구성했습니다.)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다는 것 자체가 이야기다

이 주제를 취재하면서 마주하게 되는 가장 정직한 결론은 "아직 모른다"는 것입니다. 70년 전 전문가들이 경고했던 '미탐험 유망 매장지'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존재한다면 어디에 있는지는 현재의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답할 수 없습니다. 이것이 실망스러운 결론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오히려 여기에 기회가 있습니다. 상동·쌍전광산의 재가동으로 텅스텐이라는 자원에 대한 국가적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지금이야말로, 현대적 지질 탐사 기술을 동원해 이 70년 묵은 질문에 답을 찾아볼 적기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모든 옛 흔적이 상동·쌍전급 매장량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옥방광산의 사례처럼 품질은 뛰어나도 매장량이 확인되지 않았거나, 달성광산처럼 이미 고갈된 곳도 있습니다. 하지만 "찾아보지 않았다"는 사실과 "없다"는 사실은 다릅니다. 상동광산 재가동 과정을 이 시리즈에서 지켜본 것처럼, 앞으로 한국의 텅스텐 지도에 새로운 이름이 추가될지, 계속 두 광산에만 의존하는 구조가 이어질지는 지금부터의 탐사 투자에 달려 있습니다. 관련 배경은 [광물백과 상동광산 편]과 [광물백과 옥방광산 편]에서 자세히 다뤘으니 함께 참고하시길 권합니다.

FAQ

Q1. 한국에 상동·쌍전 외에 또 다른 텅스텐 광산이 있다는 것이 확인됐나요? 확정적으로 확인된 것은 아닙니다. 다만 1953년 UNKRA 전문가들이 미탐험 유망 매장지의 존재 가능성을 언급한 기록이 있고, 옥방광산처럼 매장량이 미확인인 채 남아있는 옛 광산들도 존재합니다.

Q2. 옥방광산은 왜 상동·쌍전처럼 재조명되지 못했나요? 정확한 매장량이 확인된 바 없고, 광상 구조가 얇고 불규칙한 페그마타이트맥이라 대규모 기계화 채굴에 불리한 조건이기 때문입니다. 현대적 탐사가 선행돼야 재조명 여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Q3. 정부는 텅스텐 신규 매장지 탐사에 나서고 있나요? 2023년 텅스텐을 포함한 33종 핵심광물 정책이 발표됐지만, 현재까지 공개된 자료로는 구체적인 신규 텅스텐 매장지 탐사보다는 상동·쌍전광산의 개광 지원에 정책적 관심이 집중돼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Q4. 옛 중석광산 기록이 남아있는 지역은 옥방·달성 외에 또 있나요? 세종시 삼박골처럼 지역사 기록 차원에서 확인되는 소규모 흔적들이 곳곳에 있지만, 규모나 매장량이 확인되지 않아 상동·쌍전급 광산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Q5. 새로운 텅스텐 광산을 찾으려면 어떤 절차가 필요한가요? 현대적 지질 탐사와 시추 조사를 통해 매장량을 확인하고, 광상 구조가 경제적 채굴에 적합한지 평가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합니다. 이는 상당한 시간과 투자가 필요한 작업입니다.



막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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