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희소금속 수출규제와 북한산 수입 확대 전략

문은 잠그고 뒷문은 활짝, 중국의 이중 플레이

수출은 10분의 1로 조이면서, 수입은 10배로 늘린다. 앞뒤가 안 맞아 보이는 이 두 가지 움직임이 실은 같은 손에서 나온 하나의 전략입니다. 중국이 희소금속 시장에서 벌이고 있는 게임입니다. 서방에는 문을 걸어 잠그고, 북한과 미얀마 같은 주변국에는 뒷문을 활짝 열어 놓는 이 이중 플레이가 지금 세계 첨단산업의 공급망 지도를 다시 그리고 있습니다.

텅스텐·몰리브덴·비스무트 등 희소금속 원석 모음 사진
희소금속 원석 모음 실물 사진 - 광물백과

왜 하필 지금, 중국은 두 얼굴을 드러냈나

시작은 2025년 2월이었습니다. 미국과의 무역 갈등이 다시 격화되던 시점, 중국은 텅스텐·텔루륨·비스무트·몰리브덴·인듐 관련 품목을 수출 통제 대상에 포함시켰습니다. 겉보기엔 단순한 수출 규제 강화처럼 보이지만, 이 조치의 진짜 의도는 규제 대상이 된 품목의 목록에서 드러납니다. 모두 반도체·AI·첨단 방산 장비 제조에 필수적인 희소금속들입니다. 서방의 첨단산업 생산 라인을 겨냥한 정밀 타격이었던 셈입니다.

그런데 같은 시기 중국의 또 다른 움직임이 시장의 시선을 붙잡았습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중국 해관총서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중국이 지정한 희소금속 관련 22개 품목의 2026년 1~5월 수입량은 35만 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했습니다. 특히 3월 한 달 수입량은 9만 톤을 넘어 7년 2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수출은 조이면서 수입은 급격히 늘리는, 언뜻 모순돼 보이는 이 그림이야말로 중국의 진짜 전략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텅스텐으로 보는 이중 전략의 실체

이 전략이 가장 극적으로 드러나는 사례가 텅스텐입니다. 중국의 북한산 텅스텐 광석 수입액은 2026년 1~5월 기준 8,75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0배 증가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수입량 자체는 129톤으로 15% 늘어난 데 그쳤다는 사실입니다. 수입량은 소폭 늘었을 뿐인데 금액이 10배로 뛰었다는 건, 국제 텅스텐 가격이 그만큼 폭등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중국이 이 원자재 확보에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합니다.

이 구조를 논리적으로 풀어보면 이렇습니다. 중국은 자국이 세계 시장을 지배하는 품목(텅스텐 등)에 대해서는 서방으로의 수출을 조이면서 가격 결정권을 강화합니다. 동시에 북한·미얀마·우즈베키스탄처럼 지정학적으로 통제하기 쉬운 주변국으로부터는 원료 수입을 확대해, 자국 광산의 과도한 채굴을 억제하면서도 국내 가공 산업에 필요한 원료 공급은 끊기지 않게 합니다. 값싼 원료를 확보해 가공한 뒤 비싼 값에 재수출하는 부가가치 창출까지 챙기는 구조입니다. 결국 '규제'와 '수입 확대'는 서로 모순되는 것이 아니라, 공급망 전체에 대한 통제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하나의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고 있는 셈입니다.

유럽과 중국의 가격이 정반대로 움직이는 이유

이 전략의 효과는 가격에서도 확인됩니다. 중국 정보업체 상하이유색망에 따르면 2026년 5월 말 유럽에서 거래된 파라텅스텐산암모늄 가격은 1MTU(10kg 상당)당 약 3,000달러로 연초 대비 3배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반면 같은 시기 중국 내 거래 가격은 3월 고점 이후 절반 이하로 하락했습니다. 같은 원자재를 놓고 한쪽은 폭등, 다른 한쪽은 폭락이라는 정반대의 흐름이 동시에 나타난 겁니다.

이 가격 디커플링이야말로 중국의 이중 전략이 실제로 작동하고 있다는 가장 명확한 증거입니다. 서방 시장에는 수출 규제로 공급을 조여 가격을 밀어 올리는 동시에, 국내 시장에는 북한산 같은 저렴한 수입 원료를 풀어 가격을 낮게 유지하는 구도가 만들어진 겁니다. 그 결과 중국 내 가공업체들은 저렴한 원료로 제품을 만들어 비싼 국제 시세에 수출할 수 있는 이중의 가격 이점을 누리게 됩니다. 실제로 일본의 텅스텐 초경공구 생산업체들은 "중국산 저가 공구 수출이 확대되면 원료뿐 아니라 가공품 시장에서도 중국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계하고 있습니다.

재활용까지 손 뻗는 중국, 빈틈이 없다

중국의 원료 확보 전략은 신규 채굴과 주변국 수입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폐공구 등에서 텅스텐을 회수하는 재활용 원료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텅스텐 스크랩 분야의 대기업인 미국 텍사스의 광물 재활용기업 아메르민 CEO는 "적대국이 미국산 텅스텐 스크랩을 조달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이는 사실상 중국이 미국산 텅스텐 폐기물까지 사들이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신규 원광, 주변국 수입, 재활용 스크랩까지, 원료를 확보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경로를 동시에 가동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는 단순히 가격 경쟁력을 높이려는 차원을 넘어, 자국 공급망의 회복탄력성 자체를 극대화하려는 포석으로 읽힙니다. 서방이 개별 광산 개발에 수년씩 매달리는 사이, 중국은 이미 확보 가능한 모든 채널을 훑고 있는 셈입니다.

중국 희소금속 이중 전략, 핵심 수치로 보기

구분 내용
수출 규제 시행 시점 2025년 2월
규제 대상 품목 텅스텐, 텔루륨, 비스무트, 몰리브덴, 인듐 관련 품목
규제 22개 품목 수입량(2026년 1~5월) 35만 톤(전년 동기 대비 +60%)
3월 단월 수입량 9만 톤 초과(7년 2개월 만에 최대치)
북한산 텅스텐 광석 수입액(2026년 1~5월) 8,750만 달러(전년 동기 대비 10배)
북한산 텅스텐 수입량 변화 129톤(전년 동기 대비 +15%)
유럽 APT 가격(2026년 5월 말) 1MTU당 약 3,000달러(연초 대비 약 3배)
중국 내 APT 가격 3월 고점 대비 절반 이하로 하락

(수치는 니혼게이자이신문, 중국 해관총서, 상하이유색망 자료를 종합해 재구성했습니다.)

한국이 읽어야 할 이중 전략의 그림자

이 구조가 한국에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중국의 희소금속 공급망 장악력이 수출 규제라는 한 가지 수단에만 의존하는 게 아니라, 주변국 수입 확대와 재활용까지 아우르는 훨씬 정교하고 다층적인 전략이라는 점입니다. 단순히 "중국이 수출을 규제하니 다른 나라에서 사 오면 된다"는 접근으로는 이 구조에 제대로 대응하기 어렵습니다. 중국이 이미 북한·미얀마·우즈베키스탄 같은 주변 공급처를 선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확보할 수 있는 대안적 조달처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는 셈입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상동·쌍전광산 재가동을 통한 국내 생산 기반 확보의 중요성은 더욱 커집니다. 관련 배경은 [광물백과 상동광산 편]에서 자세히 다뤘으니 함께 참고하시길 권합니다. 다만 국내 생산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일본이 시도하고 있는 폐공구 재활용 체계 구축이나, 중국이 손대지 않은 새로운 공급처를 선제적으로 발굴하는 노력도 병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관건은 중국이 벌이는 이 다층적 게임에서 한국이 얼마나 여러 개의 카드를 동시에 쥘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FAQ

Q1. 중국은 왜 수출을 규제하면서 동시에 수입은 늘리나요? 자국이 지배력을 가진 품목은 서방 수출을 조여 가격 결정권을 강화하는 한편, 주변국의 저렴한 원료 수입을 늘려 국내 가공 산업의 원료 공급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됩니다.

Q2. 북한산 텅스텐 수입액이 10배 늘었는데 수입량은 왜 15%만 늘었나요? 국제 텅스텐 가격이 최근 크게 폭등하면서, 수입 물량 자체의 증가폭보다 금액의 증가폭이 훨씬 크게 나타난 결과입니다.

Q3. 유럽과 중국의 텅스텐 가격이 반대로 움직이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중국이 서방에는 수출을 규제해 공급을 조이는 반면, 국내 시장에는 저렴한 수입 원료를 공급해 가격을 낮게 유지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Q4. 중국의 텅스텐 스크랩 확보는 어떤 의미가 있나요? 신규 채굴, 주변국 수입에 더해 재활용 원료까지 확보함으로써, 원료 조달 경로를 다변화해 공급망의 회복탄력성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됩니다.

Q5. 한국은 이 이중 전략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국내 광산 재가동을 통한 자체 생산 기반 확보와 함께, 재활용 체계 구축과 새로운 대안 공급처 발굴을 동시에 추진하는 다층적 전략이 필요합니다.



막시

쉽고 정확하게 전하는 블로거, MAKSI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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