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3배, 중국 반토막… 텅스텐의 두 얼굴, 유럽·중국 텅스텐 가격 디커플링 원인

같은 금속, 다른 세상 — 유럽은 3배, 중국은 반토막

같은 원자재를 놓고 이렇게 정반대의 가격 그래프가 그려질 수 있을까요. 2026년 상반기 텅스텐 국제 시장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유럽에서는 가격이 연초 대비 3배 가까이 치솟았는데, 정작 원산지인 중국 내부에서는 3월 고점 이후 절반 이하로 주저앉았습니다. 같은 원소, 같은 시기, 정반대의 운명. 이 기이한 가격 디커플링 뒤에는 한 나라의 정교한 원료 확보 전략이 숨어 있습니다.

암모늄파라텅스텐산염(APT) 분말과 텅스텐 원석 사진
텅스텐 원료(APT) 실물 사진 - 광물백과

왜 하필 지금, 가격이 두 갈래로 갈라졌나

숫자부터 확인해보겠습니다. 중국 정보업체 상하이유색망에 따르면 2026년 5월 말 유럽에서 거래된 파라텅스텐산암모늄(APT) 가격은 1MTU(10kg 상당)당 약 3,000달러로, 연초 대비 3배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반면 같은 시기 중국 내 거래 가격은 3월 고점 이후 절반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같은 화합물, 같은 몇 달 사이에 한쪽은 폭등, 다른 한쪽은 폭락이라는 상반된 흐름이 나타난 겁니다.

이 현상을 이해하려면 텅스텐 시장의 기본 구조부터 짚어야 합니다. 텅스텐은 세계 공급의 75~80%를 중국 한 나라가 장악하고 있는 자원입니다. 이런 시장에서 원산지국이 수출 물량을 조절하면, 원산지 내부와 해외 시장의 가격이 서로 다른 신호를 받는 상황이 얼마든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문제는 왜 하필 이 시점에, 이 정도로 극단적인 격차가 벌어졌느냐는 겁니다.

서방에는 수도꼭지를 잠그고, 내수에는 새 수원을 튼다

답은 중국의 이중적인 원료 관리 전략에 있습니다. 중국은 2025년 2월 미국과의 무역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텅스텐을 비롯한 텔루륨·비스무트·몰리브덴·인듐 관련 품목을 수출 통제 대상에 포함시켰습니다. 서방으로 나가는 물량을 조이면서 국제 가격을 밀어 올리는 효과가 자연스럽게 발생했습니다. 유럽 시장의 APT 가격이 연초 대비 3배 가까이 뛴 배경에는 이 수출 규제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동시에 중국은 반대편에서는 전혀 다른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중국 해관총서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중국이 지정한 희소금속 관련 22개 품목의 2026년 1~5월 수입량은 35만 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했습니다. 특히 북한산 텅스텐 광석 수입액은 같은 기간 8,75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0배나 늘었습니다. 즉 중국은 서방으로 나가는 문은 잠그면서, 북한·미얀마 등 주변국으로부터 원료를 들여오는 뒷문은 활짝 열어놓은 셈입니다. 이렇게 확보한 값싼 원료가 중국 내수 시장에 충분히 풀리면서, 국내 가격이 오히려 하락 압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됩니다.

디커플링이 만드는 이중의 가격 이점

이 구조가 중국 기업들에 어떤 이득을 안겨주는지 따져보면 더 선명해집니다. 중국 내 가공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해진 국내 원료를 확보해 제품을 만들고, 이를 3배 가까이 오른 국제 시세에 맞춰 수출할 수 있습니다. 원가는 낮게, 판매가는 높게 가져가는 이중의 가격 이점을 누리는 구조입니다. 이는 단순한 시장 변동이 아니라, 원료 공급망 전체를 설계함으로써 만들어낸 인위적인 가격 격차에 가깝습니다.

이 여파는 가공품 시장으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본의 텅스텐 초경공구 생산업체들은 "중국산 저가 공구 수출이 확대되면 원료뿐 아니라 가공품 시장에서도 중국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계하고 있습니다. 원료 가격 격차가 결국 완제품 가격 경쟁력으로까지 이어지면서, 서방 제조업체들이 원료와 가공품 두 시장 모두에서 압박을 받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유럽·중국 텅스텐 가격 디커플링, 핵심 수치

구분 유럽 시장 중국 내수 시장
APT 가격 흐름(2026년 상반기) 연초 대비 약 3배 상승 3월 고점 대비 절반 이하로 하락
2026년 5월 말 APT 가격 1MTU당 약 3,000달러 유럽 대비 크게 낮은 수준
주요 원인 중국의 대서방 수출 통제(2025년 2월 시행) 북한산 등 저가 원료 수입 확대
관련 수입 지표 - 희소금속 22개 품목 수입량 +60%(전년 동기 대비)
북한산 텅스텐 수입액 변화 - +10배(전년 동기 대비)

(수치는 상하이유색망, 니혼게이자이신문, 중국 해관총서 자료를 종합해 재구성했습니다.)

이 격차는 얼마나 오래갈까

이런 인위적인 가격 격차가 영원히 유지되기는 어렵습니다. 국가 간 가격 차이가 크게 벌어지면, 이론적으로는 차익거래 유인이 생기면서 격차가 좁혀지는 것이 시장의 자연스러운 원리입니다. 다만 텅스텐처럼 중국이 수출 자체를 규제로 틀어막고 있는 품목에서는 이 조정 메커니즘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어렵습니다. 값싼 중국산 원료를 해외로 실어 나르는 길목 자체가 정책적으로 막혀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 디커플링은 시장 원리보다는 정책 변수에 좌우되는 구조입니다. 중국이 수출 규제를 완화하거나, 반대로 서방이 별도의 대안 공급망을 갖추기 전까지는 이 격차가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제로 갈륨·게르마늄·안티몬 사례에서 보듯, 중국의 수출 규제는 외교적 상황에 따라 강도가 오르내리는 경향을 보여 왔습니다. 텅스텐의 가격 격차 역시 미·중 관계나 무역 협상의 흐름에 따라 언제든 다시 출렁일 수 있는 변수로 봐야 합니다.

한국 산업에 던지는 신호

이 가격 디커플링은 한국 기업들에도 중요한 교훈을 남깁니다. 국제 시세만 보고 조달 전략을 세우면, 중국 내수 가격과 국제 가격 사이의 구조적 격차를 놓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만약 한국 기업이 중국 현지 법인이나 협력사를 통해 원료를 확보할 수 있는 경로가 있다면, 국제 시세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조달할 여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중국의 정책적 판단에 종속된 구조인 만큼, 안정적인 장기 조달처로 삼기에는 한계가 분명합니다.

보다 근본적인 해법은 역시 국내 생산 기반 확보에 있습니다. 상동·쌍전광산이 정상 가동에 들어가면, 한국은 이런 가격 디커플링의 파고에 휘둘리지 않는 독자적인 공급 경로를 일부나마 갖추게 됩니다. 관련 내용은 [광물백과 상동광산 편]에서 자세히 다뤘으니 함께 참고하시길 권합니다. 결국 중국이 만들어낸 이 두 개의 가격표는, 원료를 남에게 의존하는 나라와 스스로 캐낼 수 있는 나라 사이의 격차를 그대로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FAQ

Q1. 왜 같은 텅스텐인데 유럽과 중국의 가격이 다른가요? 중국이 서방으로의 수출은 규제로 조이면서, 동시에 북한 등 주변국으로부터 저렴한 원료 수입을 늘려 내수 가격을 낮게 유지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Q2. 이 가격 격차는 차익거래로 곧 사라지지 않나요? 중국이 수출 자체를 규제하고 있어 저렴한 중국산 원료가 해외로 유출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이 때문에 일반적인 시장의 가격 조정 메커니즘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Q3. 이 디커플링으로 중국 기업들은 어떤 이득을 보나요? 저렴해진 국내 원료로 제품을 생산해 높은 국제 시세에 수출함으로써, 원가와 판매가 양쪽에서 이중의 가격 이점을 누릴 수 있습니다.

Q4. 한국 기업이 이 격차를 활용할 방법이 있나요? 중국 현지 협력 경로를 통한 조달 가능성은 있지만, 이는 중국의 정책 판단에 좌우되는 불안정한 구조라 장기적인 대안으로 삼기는 어렵습니다.

Q5. 이 가격 격차는 언제까지 지속될까요? 중국의 수출 규제 정책과 미·중 관계의 흐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변수로, 정책이 바뀌지 않는 한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막시

쉽고 정확하게 전하는 블로거, MAKSI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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