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찾은 광업권, 국내 텅스텐 연간 수요의 절반을 캔다
한 광산의 운명이 이렇게 극적으로 바뀔 수 있을까요. 1950~70년대 국가 외화 수입에 크게 기여했던 효자 광산이, 중국산 저가 텅스텐에 밀려 수십 년간 휴광 상태로 방치됐다가, 국내 기업이 광업권을 되찾으면서 다시 갱도에 불이 켜졌습니다. 경상북도 울진의 쌍전광산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이 광산이 품고 있는 매장량이 국내 연간 텅스텐 수요의 절반 이상을 감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지금 업계의 시선이 이곳으로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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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전광산 텅스텐 정광 실물 사진 - 광물백과 |
왜 하필 지금, 쌍전광산이 다시 주목받나
타이밍이 결정적입니다. 텅스텐 가격이 최근 1년 사이 300% 넘게 폭등하면서, 그동안 채산성이 맞지 않아 방치됐던 국내 광산들의 경제성 계산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여기에 세계 공급의 약 80%를 차지하는 중국이 수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산화텅스텐 기준 국내 중국 수입 의존도가 80%에 달하는 한국 입장에서는 자체 생산 기반 확보가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됐습니다. 국내에는 상당량의 텅스텐이 매장돼 있음에도 현재 국내 생산량은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었습니다.
쌍전광산의 역사는 이 아이러니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경상북도 울진군 서면 쌍전에 위치한 이 광산은 195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중석과 텅스텐 생산으로 국가 외화 수입에 크게 기여했던 대표적인 효자 광산이었습니다. 그러나 중국의 시장 개방과 가격 덤핑 공세에 밀려 한동안 휴광 상태에 머물렀습니다. 국내 기업 지비이노베이션이 광업권과 채굴권을 되찾으면서, 2024년부터 본격적인 텅스텐 채굴과 정광 생산 준비가 시작됐습니다.
세계 평균의 2.5배, 매장량은 어디까지 늘어날까
쌍전광산이 가진 진짜 경쟁력은 숫자에서 드러납니다. 한국광해광업공단과 호주계 전문기관 ITS의 분석에 따르면 쌍전광산의 확인 매장량은 원광 기준 약 307만 톤에 달합니다. 여기에 잠재 매장량까지 포함하면 2,000만 톤대까지 추정되는데, 추가 탐사가 진행되면 최대 수천만 톤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확인된 텅스텐 정광 매장량만 놓고 봐도 약 2만 3,000톤으로, 이는 한국 연간 전체 텅스텐 사용량의 10배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품위도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쌍전광산의 평균 품위는 약 0.46%로, 세계 평균(0.18%)의 2.5배 이상에 달합니다. 이는 같은 양의 원광을 캐도 더 많은 텅스텐을 뽑아낼 수 있다는 뜻으로, 고품위·고효율 생산이 가능한 드문 광산으로 분류됩니다. 업계에서는 이 정도 잠재력이면 연간 국내 수요의 절반 이상을 충당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갱도부터 전력망까지, 상업 생산을 향한 준비
지비이노베이션은 이 광산에서 채광부터 선광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을 국내 자본으로 완결하는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갱도 확장 공사와 함께 4.8km 구간의 전기 인입 공사를 완료했고, 선광·후단 공정 설비 구축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가로세로 7m 크기로 250m 굴진 작업을 마쳤고, 이후 갱도 진입구를 두 배로 늘리기 위한 12m x 12m 확굴 작업도 진행됐습니다.
여기에 한국광해광업공단과 법원 등으로부터 건설원가 170억 원 상당의 후포선광장(설비·건물·토지)을 매입해 정광 가공 인프라까지 확보했습니다. 회사 측은 채굴한 텅스텐을 탄화텅스텐 합금업체와 산화텅스텐 가공업체 등에 공급할 계획이며, 재개발과 운영에 필요한 인력은 약 100여 명 규모로 예상됩니다. 텅스텐 중간 제품 생산 밸류체인이 구축되면 계열회사 추가 설립을 통해 고용 효과가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기대와 함께 짚어야 할 변수들
물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건 아닙니다. 상업 생산 목표 시점은 여러 차례 조정돼 왔습니다. 시험생산 시점이 애초 계획보다 늦춰지는 흐름을 보였는데, 이는 갱도 확장이나 설비 구축 같은 인프라 공사가 예상보다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광산 개발은 계획대로 진행되더라도 실제 안정적 생산 궤도에 오르기까지 변수가 많은 산업인 만큼, 일정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또한 잠재 매장량 '수천만 톤'이라는 수치는 어디까지나 추가 탐사를 전제로 한 추정치입니다. 확인 매장량(307만 톤)과 잠재 매장량(2,000만 톤 이상) 사이에는 상당한 격차가 있는 만큼, 실제 경제성 있는 채굴량이 어느 수준에서 확정될지는 앞으로의 탐사 결과에 달려 있습니다. 지비이노베이션 관계자도 "높은 매장량과 품위, 비용 경쟁력,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라는 흐름이 맞물리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 모든 강점이 실제 생산 실적으로 이어지려면 시간이 필요합니다.
쌍전광산 핵심 정보 한눈에 보기
| 구분 | 내용 |
|---|---|
| 위치 | 경상북도 울진군 서면 쌍전 |
| 과거 전성기 | 1950~70년대 중석·텅스텐 생산, 국가 외화 수입에 기여 |
| 휴광 원인 | 중국의 시장 개방·가격 덤핑 |
| 광업권 보유 기업 | 지비이노베이션(코스닥 상장사 CBI 관계사) |
| 확인 원광 매장량 | 약 307만 톤(호주계 ITS, 2019년 탐광 기준) |
| 잠재 매장량 | 약 2,000만 톤 이상(추가 탐사 시 최대 수천만 톤 전망) |
| 확인 정광 매장량 | 약 2만 3,000톤(국내 연간 사용량의 10배) |
| 평균 품위 | 약 0.46%(세계 평균 0.18%의 2.5배 이상) |
| 필요 인력 | 약 100여 명 |
| 주요 인프라 | 4.8km 전기 인입 완료, 후포선광장 매입(건설원가 170억 원) |
(수치는 지비이노베이션, 한국광해광업공단, 호주계 ITS 자료 및 국내 언론 보도를 종합해 재구성했습니다.)
상동광산과 함께 그리는 K-텅스텐 지도
쌍전광산은 강원도 영월의 상동광산과 함께 한국을 비중국권 텅스텐 공급망의 핵심 거점으로 만들 두 축으로 꼽힙니다. 다만 두 광산의 자본 구조는 결이 다릅니다. 상동광산은 캐나다 광산개발회사 알몬티가 지분 100%를 보유한 외국계 자본 주도 프로젝트인 반면, 쌍전광산은 국내 기업이 광업권을 되찾아 순수 국내 자본으로 개발을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있습니다. 상동광산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광물백과 상동광산 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두 광산이 계획대로 안착한다면, 한국은 채굴부터 정광 생산까지 이어지는 자체 텅스텐 공급망을 오랜만에 다시 갖추게 됩니다. 다만 상동광산 생산량 상당 부분이 이미 해외 방산 수요와 연결돼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반도체·배터리 업계 입장에서는 쌍전광산의 순수 국내 공급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결국 관건은 두 광산 모두 계획된 일정 안에 안정적인 상업 생산 궤도에 오르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FAQ
Q1. 쌍전광산은 왜 그동안 휴광 상태였나요? 1950~70년대 활발히 가동됐지만, 중국의 시장 개방과 저가 텅스텐 덤핑 공세로 가격 경쟁력을 잃으면서 오랜 기간 휴광 상태에 놓여 있었습니다.
Q2. 쌍전광산의 매장량은 상동광산과 비교하면 어느 정도인가요? 쌍전광산의 확인 매장량은 원광 기준 약 307만 톤으로, 약 5,800만 톤으로 추정되는 상동광산보다는 적지만, 국내 연간 수요의 절반 이상을 충당할 수 있는 규모로 평가됩니다.
Q3. 쌍전광산의 품위가 높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품위는 원광에 포함된 텅스텐의 비율을 뜻합니다. 쌍전광산의 품위(0.46%)는 세계 평균(0.18%)의 2.5배 이상으로, 같은 양의 원광을 캐도 더 많은 텅스텐을 얻을 수 있어 생산 효율이 높습니다.
Q4. 쌍전광산과 상동광산은 어떤 차이가 있나요? 상동광산은 캐나다 기업 알몬티가 지분 100%를 보유한 외국계 주도 프로젝트인 반면, 쌍전광산은 국내 기업 지비이노베이션이 광업권을 되찾아 순수 국내 자본으로 개발하고 있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Q5. 쌍전광산이 상업 생산에 들어가면 국내 텅스텐 수급에 어떤 변화가 있나요? 현재 국내 텅스텐 생산량이 사실상 전무한 상황에서, 쌍전광산이 정상 가동되면 산화텅스텐 기준 80%에 달하는 중국 수입 의존도를 낮추는 데 실질적인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