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공구까지 노린다, 중국의 텅스텐 사냥
새 광산을 파는 것보다 빠른 방법이 있습니다. 이미 세상에 나와 있는 텅스텐을 다시 거둬들이는 겁니다. 낡은 드릴날, 수명이 다한 절삭공구, 폐기된 전자부품 속에도 텅스텐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세계 최대 텅스텐 생산국인 중국이 이 폐기물 시장에까지 손을 뻗고 있습니다. 심지어 그 대상이 미국산 스크랩이라는 점에서, 이 움직임은 단순한 재활용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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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텅스텐 스크랩 재활용 원료 실물 사진 - 광물백과 |
왜 하필 지금, 중국은 폐기물까지 노리나
텅스텐은 신규 채굴이 유독 더딘 금속입니다. 새 광산 하나를 인허가부터 상업 생산까지 끌고 가려면 통상 10년 안팎이 걸립니다. 반면 이미 채굴돼 가공품 형태로 세상에 나와 있는 텅스텐을 회수하는 재활용은 이보다 훨씬 빠르고 저렴하게 원료를 확보할 수 있는 경로입니다. 텅스텐 가격이 1년 새 300% 넘게 폭등한 지금 같은 시장 환경에서는, 폐기물 속 텅스텐 하나하나가 예전보다 훨씬 값어치 있는 자원으로 재평가받고 있습니다.
중국의 움직임은 이 흐름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사용 후 공구 등에서 텅스텐을 회수하는 '텅스텐 스크랩' 조달을 늘리고 있습니다. 이는 앞서 살펴본 신규 채굴 확대, 북한·미얀마 등 주변국으로부터의 원료 수입 확대에 이어지는 세 번째 조달 경로입니다. 채굴, 수입, 재활용까지 원료를 확보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채널을 동시에 가동하고 있는 셈입니다.
적대국의 스크랩까지, 국경을 넘는 재활용 시장
여기서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이 있습니다. 텅스텐 스크랩 분야의 대기업인 미국 텍사스의 광물 재활용기업 아메르민의 CEO 라이언 맥아담스는 "적대국이 미국산 텅스텐 스크랩을 조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사실상 중국이 미국에서 나온 폐기물, 즉 미국산 텅스텐 스크랩까지 사들이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 발언이 시사하는 바는 단순하지 않습니다. 텅스텐 스크랩 시장은 국경을 넘나드는 글로벌 거래망으로 운영되고 있고, 이 시장에서는 원산지가 어느 나라든 값을 더 쳐주는 쪽이 물량을 가져갈 수 있습니다. 미국이 자국 내 텅스텐 생산 기반을 사실상 잃어버린 상황에서, 자국에서 나온 폐기물 스크랩마저 중국으로 흘러 들어간다면 이는 원료 확보 경쟁에서 상당히 뼈아픈 대목이 될 수 있습니다. 미국 입장에서는 신규 광산이 없는 데다, 재활용이라는 대체 경로마저 경쟁국에 내주는 이중의 압박에 놓이는 셈입니다.
왜 스크랩까지 사들일 만큼 절박한가
중국이 이렇게까지 다층적인 원료 확보 전략을 펴는 이유를 이해하려면, 텅스텐이라는 금속의 물성을 다시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강도와 내열성이 워낙 뛰어나 대체재를 찾기 어렵다 보니, 반도체·자동차·방산 등 첨단 산업에서 수요가 가격에 크게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유지되는 편입니다. 여기에 미국과의 무역 갈등 속에서 중국 스스로 텅스텐을 전략적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의도까지 겹치면서, 원료를 최대한 많이, 최대한 다양한 경로로 확보해두려는 유인이 커진 것으로 풀이됩니다.
기술적으로도 텅스텐 스크랩 회수는 상당히 매력적인 선택지입니다. 텅스텐 카바이드 폐공구는 아연 공정이나 화학적 침출 공정 등을 통해 비교적 효율적으로 재생 원료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신규 원광을 캐고 정제하는 과정보다 에너지와 시간이 절감되는 경우가 많아, 원료 확보 속도 면에서도 유리한 측면이 있습니다. 중국이 이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것은 결국 '빠르고, 저렴하고, 정치적으로 부담이 적은' 원료 확보 수단을 놓치지 않으려는 전략적 판단으로 볼 수 있습니다.
텅스텐 원료 확보 3대 경로 비교
| 구분 | 신규 채굴 | 주변국 수입 | 스크랩 재활용 |
|---|---|---|---|
| 소요 시간 | 인허가~생산까지 통상 10년 안팎 | 즉시 거래 가능 | 즉시 거래 가능 |
| 대표 사례 | 중국 내 신규 광산 개발 | 북한산 텅스텐 광석 수입 급증 | 미국산 등 스크랩 국제 조달 |
| 최근 동향 | 대규모 신규 개발은 제한적 | 북한산 수입액 전년比 10배 증가 | 아메르민 등 언급, 적대국 스크랩까지 조달 |
| 정치적 민감도 | 낮음(국내 자원 개발) | 중간(제재·외교 이슈 연계 가능) | 높음(적대국 자원 우회 확보 논란) |
| 한국에 주는 시사점 | 상동·쌍전광산 재가동 참고 | 북한산 우회 유입 가능성 유의 | 국내 재활용 체계 구축 필요성 시사 |
(내용은 니혼게이자이신문, 업계 관계자 발언을 종합해 재구성했습니다.)
한국이 놓치지 말아야 할 재활용이라는 카드
이 흐름이 한국에 주는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텅스텐 확보 경쟁이 이제 광산 개발이라는 한 가지 축을 넘어, 신규 채굴·주변국 수입·스크랩 재활용이라는 세 갈래로 동시에 벌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국이 상동·쌍전광산 재가동에 힘을 쏟는 것은 물론 중요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이 다층적 경쟁에서 완전한 대응이 되기 어렵습니다. 관련 배경은 [광물백과 상동광산 편]에서 자세히 다뤘으니 함께 참고하시길 권합니다.
특히 일본이 폐공구 회수·재활용 사업을 정부 차원에서 확대하고 있는 사례는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국내에도 초경공구·반도체 산업에서 나오는 텅스텐 폐기물이 상당량 존재할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이를 체계적으로 회수·재처리하는 인프라를 갖춘다면 신규 채굴이나 해외 수입에 의존하지 않고도 일정 부분 원료를 자급할 수 있는 여지가 생깁니다. 원료를 '캐는 능력'뿐 아니라 '되찾는 능력'까지 갖추는 것이야말로, 자원 빈국이 자원안보를 지켜낼 수 있는 현실적인 전략일 수 있습니다.
FAQ
Q1. 텅스텐 스크랩 재활용이란 정확히 무엇인가요? 사용이 끝난 초경합금 절삭공구나 텅스텐 함유 제품에서 텅스텐을 화학적·물리적 공정을 통해 회수해 재사용 가능한 원료로 전환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Q2. 중국은 왜 미국산 텅스텐 스크랩까지 사들이나요? 신규 채굴보다 빠르고 저렴하게 원료를 확보할 수 있는 데다, 국경을 넘나드는 국제 스크랩 시장에서 값을 더 쳐주는 쪽이 물량을 가져갈 수 있는 거래 구조이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Q3. 미국은 이 상황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자국 내 신규 텅스텐 생산 기반이 사실상 없는 상황에서, 자국산 스크랩마저 해외로 유출되는 것에 업계 관계자들이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Q4. 텅스텐 스크랩 재활용은 신규 채굴보다 어떤 장점이 있나요? 인허가와 개발에 통상 10년 안팎이 걸리는 신규 채굴과 달리, 스크랩 재활용은 즉시 거래와 처리가 가능해 원료 확보 속도 면에서 유리합니다.
Q5. 한국도 텅스텐 재활용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나요? 네. 일본이 정부 차원에서 폐공구 회수·재활용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사례처럼, 한국도 신규 채굴·수입에만 의존하지 않는 자체 재활용 인프라를 구축할 필요성이 제기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