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에 텅스텐을 입히는 또 다른 방법, "쏘아서" 붙인다
앞서 반도체 텅스텐 플러그 편에서는 육불화텅스텐(WF6) 가스를 이용해 화학 반응으로 텅스텐 막을 입히는 CVD 공정을 살펴봤습니다. 그런데 반도체 제조 현장에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텅스텐을 웨이퍼에 입히는 공정도 있습니다. 화학 반응 없이, 말 그대로 텅스텐 원자를 물리적으로 '쏘아서' 웨이퍼 표면에 쌓는 방식입니다. 이 방식에 쓰이는 핵심 소재, 텅스텐 스퍼터링 타깃을 이번 편에서 들여다보겠습니다.
| 텅스텐 스퍼터링 타깃 - 반도체 PVD 공정의 핵심 소재 |
쏘아서 붙이는 공정, 스퍼터링
스퍼터링은 물리기상증착(PVD)의 대표적인 방식으로, 진공 챔버 안에 아르곤 같은 비활성 기체를 채운 뒤 텅스텐 덩어리인 '타깃'에 강한 음전압을 걸어 플라스마를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이렇게 생성된 아르곤 이온이 고속으로 가속돼 타깃에 충돌하면, 타깃을 이루던 텅스텐 원자들이 물리적인 충격으로 튕겨 나옵니다. 이 원자들이 반대편에 놓인 웨이퍼 표면에 눈처럼 쌓이면서 얇은 텅스텐 박막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핵심은 이 과정에 화학 반응이 전혀 개입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CVD 공정이 WF6 가스가 수소와 화학적으로 반응하며 부산물 기체를 만들어내는 것과 달리, 스퍼터링은 타깃의 원자가 그대로 물리적으로 위치만 옮겨 막을 형성하기 때문에 부산물이 섞일 걱정이 없어 매우 높은 순도의 박막을 얻을 수 있습니다.
CVD와 PVD, 같은 텅스텐 다른 방식
두 공정을 나란히 비교하면 그 차이가 더 분명해집니다.
| 구분 | CVD(화학기상증착, WF6 가스) | PVD(물리기상증착, 스퍼터링) |
|---|---|---|
| 원리 | WF6 가스와 수소의 화학 반응 | 아르곤 이온이 타깃을 물리적으로 충돌 |
| 부산물 | 화학 반응 부산물 기체 발생 | 부산물 없음, 높은 순도 확보 유리 |
| 주요 용도 | 미세 배선 홀 채우기(텅스텐 플러그) | 게이트 전극, 배선재료, 박막 전극층 |
| 핵심 소재 | 육불화텅스텐(WF6) 가스 | 고순도 텅스텐 타깃(고체 덩어리) |
타깃 하나를 만드는 데 필요한 정교한 공정
텅스텐 스퍼터링 타깃을 만드는 과정 자체도 상당히 정교합니다. 관련 특허 자료에 따르면, 반도체용 텅스텐 타깃은 보통 5N급, 즉 순도 99.999% 이상의 고순도 텅스텐 분말에서 출발합니다. 이 분말을 성형한 뒤 냉간 등방압 가압(CIP) 공정으로 고밀도를 확보하고, 이어서 무가압 진공열처리와 열간 정수압 가압(HIP) 공정을 거쳐 결정립을 미세화하면서 고순도·고밀도 타깃을 완성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타깃은 열 관리를 위해 구리나 몰리브덴으로 만든 백킹 플레이트에 정밀하게 접합된 뒤에야 비로소 스퍼터링 장비에 장착할 수 있는 완제품이 됩니다. 타깃에 섞인 아주 미세한 불순물조차 최종 박막의 전기적·기계적 특성을 훼손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모든 공정은 극도의 정밀함을 요구합니다.
2026년 최신 전망, 왜 수요가 늘어나는가
최근 발표된 시장 전망에 따르면, 이 시장은 2026년부터 2035년까지 연평균 5.2%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런 성장을 이끄는 가장 큰 요인은 반도체 공정의 미세화입니다. 로직·메모리 제조사들이 3나노미터 이하의 초미세 공정과 200단을 넘어서는 3D 낸드 구조로 옮겨가면서, 웨이퍼 하나에 텅스텐을 증착하는 단계 수 자체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그 결과 팹 라인 하나당 소비되는 타깃의 양이 기존 공정 노드보다 20~30% 더 많아지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반도체 로직·메모리 제조가 이 시장 수요의 약 62%를 차지하는 압도적인 비중을 보이는 가운데, LCD와 OLED 디스플레이의 박막 트랜지스터 백플레인과 전극층에 쓰이는 평판 디스플레이·광전자 분야도 약 10%의 안정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고순도화가 불러오는 비용 부담
여기서 짚어야 할 비판적 시각이 있습니다. 시장은 5N(99.999%)을 넘어 6N(99.9999%) 등급으로의 전환이 평균 판매가격과 가치 비중을 함께 끌어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이는 언뜻 산업 전체의 성장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반도체 제조사들이 떠안아야 할 원가 부담이 커진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앞서 여러 편에서 살펴봤듯 텅스텐 원자재 가격 자체가 중국의 수출통제로 큰 폭으로 치솟은 상황에서, 여기에 더 높은 순도를 요구하는 공정 전환까지 겹치면 반도체 제조 원가에 이중의 압박이 가해질 수 있습니다. 더 미세한 공정으로 갈수록 더 순도 높은 타깃이 필요하고, 더 순도 높은 타깃을 만들려면 더 정교한 정련·가공 공정이 필요한 만큼, 이 비용 상승 압력은 당분간 쉽게 완화되기 어려워 보입니다.
반도체 텅스텐의 숨은 절반
이 사례가 의미 있는 또 다른 이유는, 그동안 WF6 가스와 텅스텐 플러그 중심으로 조명받아온 반도체 텅스텐 이야기에 빠져 있던 조각을 채워준다는 점입니다. 칩워 저자 크리스 밀러의 경고가 주로 WF6와 HBM을 중심으로 이야기됐다면, 스퍼터링 타깃은 게이트 전극과 배선재료 형성이라는 또 다른 핵심 공정을 떠받치고 있습니다. 반도체 하나를 만드는 데 텅스텐이 쓰이는 경로가 이렇게 최소 두 갈래로 나뉘어 있다는 사실은, 텅스텐 공급망 위기가 반도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다층적이고 광범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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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퍼터링 공정 챔버 - 텅스텐 박막이 형성되는 현장 |
디스플레이 산업에도 번지는 파장
스퍼터링 타깃 수요가 반도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도 짚어볼 만합니다. LCD와 OLED 디스플레이의 박막 트랜지스터 백플레인과 전극층에도 텅스텐 스퍼터링 타깃이 쓰이는데, 이는 텅스텐 공급망 불안이 반도체 업계를 넘어 디스플레이 제조사들에게까지 파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특히 한국과 대만은 세계적인 반도체 생산 기지인 동시에 디스플레이 생산에서도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두 산업이 동시에 같은 원료 리스크에 노출되어 있는 셈입니다. 하나의 공급망 충격이 여러 첨단 제조업 분야에 동시다발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에서, 텅스텐 스퍼터링 타깃 시장의 동향은 반도체 투자자나 종사자뿐 아니라 디스플레이 산업 관계자들에게도 함께 주목할 가치가 있는 지표입니다.
FAQ — 텅스텐 스퍼터링 타깃에 대해 자주 묻는 질문
Q1. 스퍼터링과 CVD(WF6 가스 방식)는 어떻게 다른가요? CVD는 WF6 가스가 화학 반응을 일으켜 텅스텐 막을 만드는 방식이고, 스퍼터링은 화학 반응 없이 아르곤 이온이 텅스텐 타깃을 물리적으로 충돌시켜 원자를 떼어내 웨이퍼에 증착하는 방식입니다.
Q2. 텅스텐 스퍼터링 타깃은 어떻게 만들어지나요? 5N급 이상의 고순도 텅스텐 분말을 성형해 냉간 등방압 가압과 무가압 진공열처리, 열간 정수압 가압 공정을 거쳐 결정립을 미세화하고, 구리나 몰리브덴 백킹 플레이트에 접합해 완성합니다.
Q3. 왜 최근 텅스텐 타깃 수요가 늘고 있나요? 3나노미터 이하 공정과 200단을 넘는 3D 낸드 구조로의 전환으로 웨이퍼당 텅스텐 증착 단계가 늘면서, 팹 라인당 타깃 소비량이 기존 노드보다 20~30% 더 많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Q4. 텅스텐 타깃은 반도체 외에 다른 곳에도 쓰이나요? 네, LCD와 OLED 디스플레이의 박막 트랜지스터 백플레인과 전극층에도 쓰이며, 이 분야가 전체 수요의 약 10%를 차지합니다.
Q5. 고순도 타깃으로의 전환이 왜 문제가 될 수 있나요? 5N에서 6N 등급으로 순도를 높일수록 평균 판매가격이 오르는데, 텅스텐 원자재 가격 급등과 겹치면 반도체 제조 원가에 이중의 상승 압박이 가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