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텅스텐 위기, 중국 수출중단의 후폭풍

일본의 텅스텐 위기 — 국회 발언 한 줄이 제조업을 흔들다

2026년 2월부터 4월까지, 중국에서 일본으로 들어간 파라텅스텐산암모늄(APT)은 정확히 0톤이었습니다. 2024년만 해도 688톤에 달했던 물량이, 2년 만에 완전히 끊긴 것입니다. 이 급격한 단절의 발단은 놀랍게도 광산이나 무역 협상이 아니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국회 답변 한 마디였습니다. 지금까지 광물백과가 다뤄온 텅스텐 공급망 이야기 중에서도, 이번 사례는 자원이 얼마나 손쉽게 외교의 지렛대로 쓰일 수 있는지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일본 공장에 방치된 정밀 드릴 공구 클로즈업
멈춘 드릴 공구 - 텅스텐 공급 중단이 흔든 일본 제조업

발단이 된 국회 답변

2025년 11월, 다카이치 총리는 국회에서 대만 유사시 상황과 관련한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이 발언은 즉각 중국의 강한 반발을 불러왔고, 이후 양국 관계는 급격히 얼어붙었습니다. 중국 측 외교 담당자는 회담에서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에 항의하며 철회를 요구했지만, 일본 측은 안보 정책에 변화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외교적 마찰이 봉합되지 않은 채 이어지자, 중국은 관광부터 수산물, 그리고 핵심광물까지 전방위적인 압박 수단을 꺼내 들었습니다.

이미 시작됐던 규제, 그리고 결정타

사실 대일 텅스텐 공급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다카이치 발언 이전부터였습니다. 중국 정부는 2025년 2월 텅스텐을 포함한 군민양용(이중용도) 품목에 대한 각국 수출 규제를 이미 강화한 상태였고, 그 여파로 일본향 APT 수출량은 2024년 688톤에서 2025년 158톤으로 70% 넘게 줄어 있었습니다. 여기에 다카이치 발언으로 촉발된 외교 갈등이 겹치자, 중국은 2026년 1월 일본을 대상으로 한 이중용도 품목 수출 규제를 한층 더 강화했습니다. 그 결과 APT를 비롯한 대상 품목의 대일 수출량은 완전히 제로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압박의 범위는 텅스텐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전기차용 자석 제조에 쓰이는 디스프로슘·테르븀 역시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대일 수출이 전무했고, LED 화면과 반도체 장비에 쓰이는 이트륨도 2월과 5월에 각각 7톤씩 소량만 수출되는 데 그쳤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수출통제 대상이 아닌 경희토류는 이 기간에도 별다른 차질 없이 일본으로 공급되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미국의 반발을 부를 정도로 갈등을 키우지 않으면서도 일본에는 선별적으로 타격을 주려는, 계산된 압박이라는 것이 블룸버그의 분석입니다.

숫자로 보는 충격의 크기

일본 제조업이 체감한 충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구분 2024년 2025년 2026년(1~5월)
대일 APT 수출량 688톤 158톤(-77%) 0톤
디스프로슘·테르븀 대일 수출 정상 수준 정상 수준 전무
이트륨 대일 수출 정상 수준 정상 수준 2월·5월 각 7톤
미쓰비시머티리얼 텅스텐 중간제품 가격 기준 - 약 3배 이상 인상(2026년 6월)
스미토모전기공업 텅스텐 함유 공구 가격 기준 - 최대 1.6배 이상 인상

이 표에서 알 수 있듯, 텅스텐 하나의 공급 차질이 관련 제품 가격 전반을 단기간에 3배 가까이 밀어 올렸습니다.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

이 통계는 현장에서 훨씬 구체적인 위기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나가노현 지노시의 한 산업용 드릴 제조업체는 올봄 이후 다수의 공급업체로부터 주문 제한 통보를 받았고, 현재 확보할 수 있는 물량은 평소의 약 30%에 불과한 상황입니다. 이 업체는 고육지책으로 제품 강도를 유지하면서 텅스텐 사용량을 줄인 공구를 고객에게 제안하고 있습니다. 텅스텐이라는 소재 하나가 부족해지자, 제품 설계 자체를 바꿔야 하는 상황으로까지 번진 셈입니다.

일본의 주요 텅스텐 수요처 중 하나인 스미토모전기공업의 마쓰모토 마사요시 회장 겸 CEO는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산업 전시회에서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중국 정부와 대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며 "중국이 공급에서 일본을 배제한다면 일본 제조업에 분명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우려를 전했습니다.

재활용이 답이 될 수 있을까

일본 정부와 업계는 재활용 확대로 이 위기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일본기계공구공업회는 경제산업성과 협력해 지난 6월부터 사용이 끝난 텅스텐 함유 공구를 제조업체나 재활용업체가 회수해 재활용하는 사업을 강화했습니다. 재활용업체 목록을 작성해 알리고, 회수한 업체를 기록해 활용하는 체계를 구축한 것입니다. 앞서 광물백과의 텅스텐 재자원화 편에서 살펴봤던 것과 정확히 같은 접근입니다.

다만 여기서 짚어야 할 비판적 시각이 있습니다. 재활용은 공급망 충격을 완화하는 보완재일 뿐, 완전한 해법은 아닙니다. 재자원화 편에서 다뤘듯 폐기물 내 희소금속의 함량은 대체로 낮고, 회수 가능한 스크랩의 절대량 자체가 갑작스러운 수출 제로화를 상쇄할 만큼 충분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재활용을 늘리면 중국산 텅스텐 없이도 버틸 수 있다"는 기대는, 단기적인 완충재로서는 유효하지만 근본적인 대체 수단으로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뜻입니다.

외교적 갈등이 자원 공급을 볼모로 잡을 때

더 근본적인 문제는 이 위기가 순수하게 경제적인 이유로 발생한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주중 일본대사는 올해 중국 외교부 당국자들과의 면담을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성사되지 않았고, 다카이치 총리가 발언을 철회하지 않는 가운데 양국 간 외교 접촉 자체가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관계가 곧 개선되면 공급도 정상화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이 생각보다 지켜지기 어려울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정치적 갈등의 해소 시점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자원 공급이 그 갈등의 볼모로 잡혀 있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이 사례가 남기는 더 넓은 시사점도 있습니다. 중국이 미국의 반발을 사지 않으면서도 특정 국가만 선별적으로 압박할 수 있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준 셈인데, 이는 곧 텅스텐이 언제든 다른 나라와의 외교 갈등에서도 같은 방식의 지렛대로 쓰일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집니다. 상동광산 편에서 살펴봤던 한국의 텅스텐 자립 노력이 왜 이렇게까지 시급하게 다뤄지는지, 일본의 사례가 그 배경을 다시 한번 설명해주는 셈입니다. 


텅스텐 수입 중단을 상징하는 빈 화물 팔레트 클로즈업
텅스텐 수입 공백 - 끊긴 대일 공급망의 현장

FAQ — 일본의 텅스텐 위기에 대해 자주 묻는 질문

Q1. 중국은 왜 일본에 대한 텅스텐 수출을 중단했나요? 2025년 11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관련 국회 발언으로 중일 관계가 악화된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으며, 이후 중국은 2026년 1월 일본을 대상으로 이중용도 품목 수출 규제를 한층 강화했습니다.

Q2. 텅스텐 외에 다른 광물도 영향을 받았나요? 네, 전기차용 자석에 쓰이는 디스프로슘·테르븀도 대일 수출이 전무했고, 이트륨 역시 극소량만 수출되는 등 여러 핵심광물이 함께 영향을 받았습니다.

Q3. 일본 제조업체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텅스텐 사용량을 줄인 제품을 설계하거나, 다른 나라에서 더 비싼 가격에 대체 물량을 조달하고, 사용이 끝난 텅스텐 공구를 회수해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Q4. 재활용만으로 이 위기를 해결할 수 있나요? 완전한 해법은 아닙니다. 폐기물 내 텅스텐 함량과 회수 가능한 물량 자체가 한정적이어서, 갑작스러운 수출 중단을 완전히 상쇄하기는 어렵습니다.

Q5. 이 사례는 한국에도 시사점이 있나요? 네, 중국이 특정 국가만 선별적으로 자원 공급을 제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사례로, 한국 역시 유사한 외교적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점에서 상동광산 등 자립 노력의 중요성을 뒷받침합니다.

막시

쉽고 정확하게 전하는 블로거, MAKSI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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