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희토류·우라늄 발견, 1억1000만t의 실체

석유 왕국이 이번엔 희토류 왕국을 노린다

2026년 9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국제원자력기구(IAEA) 총회 연단에 선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부 장관이 놀라운 발표를 내놓았습니다. 성지 메디나 인근에서 약 1억 1천만 톤 규모의 희토류·우라늄 함유 광석이 발견됐다는 것입니다. 석유 매장량으로 한 세기 가까이 세계 경제를 움직여온 나라가, 이번에는 첨단산업과 원자력의 핵심 원료로 눈을 돌렸습니다. 앞서 카자흐스탄과 베트남 편에서 살펴봤던 흐름, 즉 미국이 동맹·우호국의 자원을 끌어들이는 큰 그림이 이번에는 중동 사막 한복판에서 재현되고 있습니다.

사우디 사막의 지질탐사 드릴 장비 클로즈업
자발 사이드 탐사 현장 - 사우디의 희토류·우라늄 발견지

자발 사이드, 숫자로 보는 발견의 규모

이번 발견의 무대는 사우디 제다에서 북동쪽으로 약 350km 떨어진 메디나 지역의 자발 사이드 프로젝트입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분석에 따르면 이곳에는 디스프로슘·테르븀 같은 중희토류가 약 55만 2천 톤, 네오디뮴·프라세오디뮴 같은 경희토류가 약 35만 5천 톤 매장된 것으로 평가되며, 이는 매장량 기준 세계 4위 수준입니다. 여기에 원자력 발전의 핵심 원료인 우라늄도 약 3만 1천 톤 함께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특히 배터리·전기차 모터에 필수적인 디스프로슘과 테르븀 같은 중희토류의 비중이 높다는 점이 이 매장지의 전략적 가치를 한층 끌어올립니다.

3배 넘게 뛴 추정치, 얼마나 믿을 수 있을까

여기서 짚어야 할 비판적 시각이 있습니다. 이번에 발표된 1억 1천만 톤이라는 수치는 사실 처음 등장한 것이 아닙니다. IAEA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원자력기구가 2022년 공동 발표한 보고서에서는 같은 자발 사이드 지역의 우라늄 자원을 '추정된 비전통 자원'으로 분류하며, 당시 광석 규모를 약 3,400만 톤, 우라늄 함량은 약 1만 4,135톤으로 제시한 바 있습니다.

시점 발표 기관 광석 추정 규모 우라늄 추정량 분류
2022년 IAEA·OECD 원자력기구 공동 보고서 약 3,400만 톤 약 1만 4,135톤 추정된 비전통 자원
2026년 사우디 에너지부(IAEA 총회 발표) 약 1억 1천만 톤 약 3만 1천 톤 탐사·지질조사 결과

불과 4년 사이 추정치가 3배 넘게 뛴 셈인데, 이는 그만큼 탐사가 활발히 진행되며 새로운 자원이 확인됐다는 긍정적 신호로 볼 수도 있지만, 동시에 이런 초기 단계의 자원 추정치가 얼마나 유동적인지를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합니다. 국제 광업계에서는 이런 초기 발표 수치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이후 공인된 자원량 평가 기준을 통과한 수치가 나올 때까지 신중하게 지켜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2022년 보고서는 이 지역의 우라늄이 '비전통 자원'이라는 점을 명시했는데, 이는 일반적인 광산 개발 방식으로 곧바로 생산되는 매장량과는 구분되는 개념입니다. 실제 상업 생산으로 이어지려면 추가적인 탐사와 자원 평가, 그리고 채굴·정제 공정에 대한 별도의 검토가 필요합니다. 더구나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제껏 우라늄을 실제로 생산해본 이력이 전혀 없는 나라입니다. "매장량 발견"이라는 발표와 "실제 생산 개시" 사이에는 여전히 상당한 거리가 있다는 뜻입니다.

미국이 사막까지 찾아온 이유

이번 발표의 타이밍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지난 7월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는 민간 원자력 협력을 공식화하는 협정을 체결해 미국 기업의 사우디 원전 사업 진출 기반을 마련했고, 11월에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미국 방문을 계기로 핵심광물 및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는 전략적 프레임워크까지 체결했습니다. 이 흐름 속에서 미국 국방부는 사우디 국영 광산기업 마아덴과 미국의 MP머티리얼즈가 사우디 현지에 건설하는 신규 희토류 가공 공장 지분의 49%를 지원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는 앞서 네바다 파일럿마운틴 편에서 살펴봤던 국방물자생산법(DPA) 제3편 자금 지원 방식과 정확히 같은 패턴입니다. 미국이 자국 영토뿐 아니라 카자흐스탄, 베트남에 이어 이번에는 사우디아라비아까지,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자원 확보 네트워크를 전 세계로 계속 넓혀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석유에서 광물로, 사우디의 큰 그림

사우디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이런 지속적인 탐사 성과에 힘입어 사우디 내 희토류 자원의 평가 가치는 2018년 대비 90% 급증해 1,000억 달러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문가들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번 발견을 발판 삼아 자체적인 원자력 연료 주기를 구축하는 동시에, 미국으로의 광물·연료 수출국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석유 의존형 경제에서 벗어나겠다는 '비전 2030' 전략의 연장선에서, 광물자원이 새로운 국가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셈입니다.

다만 이 모든 청사진이 현실이 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앞서 살펴본 카자흐스탄, 베트남, 캐나다 유콘, 네바다의 사례들처럼, 매장량이 확인됐다는 소식과 실제로 그 자원이 시장에 공급되기까지는 탐사 검증, 인허가, 정제 인프라 구축이라는 긴 여정이 남아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우라늄과 희토류를 한 번도 상업 생산해본 적 없는 나라라는 사실은, 이번 발표가 화려한 시작이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을 함께 말해주고 있습니다.

사우디 자발 사이드 지역의 광석 원석 클로즈업
희토류·우라늄 함유 광석 - 사우디 신규 발견 자원

사막이 새로운 자원 지도에 오르다

이번 발견이 흥미로운 또 다른 이유는, 그동안 핵심광물 지도에서 상대적으로 조용했던 중동 지역이 처음으로 전면에 등장했다는 점입니다. 지금까지 광물백과가 다뤄온 자원 확보 경쟁은 주로 중앙아시아(카자흐스탄), 동남아시아(베트남), 북미(네바다·캐나다 유콘)를 무대로 펼쳐져 왔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이번 발표는 여기에 중동이라는 완전히 새로운 축을 더한 셈입니다. 더구나 사우디는 이미 방대한 석유 수출 인프라와 국부펀드를 통한 막대한 자본력을 갖추고 있어, 다른 신흥 자원국들과 달리 초기 자금 조달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다만 자본력이 곧바로 채굴·정제 기술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사우디가 이 격차를 얼마나 빠르게 좁혀나갈 수 있을지가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FAQ — 사우디아라비아의 희토류·우라늄 발견에 대해 자주 묻는 질문

Q1. 자발 사이드 프로젝트는 어디에 있나요?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북동쪽으로 약 350km 떨어진 메디나 지역에 위치해 있습니다.

Q2. 이번에 발표된 매장량은 이전 추정치와 어떻게 다른가요? 2022년 IAEA·OECD 공동 보고서는 광석 약 3,400만 톤, 우라늄 약 1만 4,135톤으로 추정했지만, 2026년 사우디 정부는 광석 약 1억 1천만 톤, 우라늄 약 3만 1천 톤으로 훨씬 큰 규모를 발표했습니다.

Q3. '비전통 자원'이라는 분류는 무슨 뜻인가요? 일반적인 광산 개발 방식으로 곧바로 생산되는 매장량과 달리, 상업 생산으로 이어지려면 추가적인 탐사와 자원 평가, 채굴·정제 공정 검토가 더 필요한 자원을 뜻합니다.

Q4. 미국은 왜 사우디의 희토류 개발에 자금을 지원하나요? 카자흐스탄, 베트남 등에서와 마찬가지로 중국에 대한 핵심광물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국방물자생산법을 활용해 동맹·우호국의 자원 개발을 지원하는 전략의 일환입니다.

Q5. 사우디아라비아는 실제로 우라늄을 생산한 적이 있나요? 없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우라늄을 상업적으로 생산해본 이력이 전혀 없어, 이번 발견이 실제 생산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기술 검증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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