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스텐이 부족하다던 중국이, 원광 수입은 오히려 늘렸다
세계 텅스텐 공급의 80% 가까이를 쥐고 있는 중국이 2025년 한 해 동안 텅스텐 원광과 정광 수입량을 1년 전보다 64%나 늘렸습니다. 자국이 세계 최대 생산국이면서, 동시에 원료를 더 많이 사들이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같은 시기 중국은 텅스텐 완제품에 가까운 중간재의 수출은 오히려 더 단단히 틀어막았습니다. 언뜻 모순처럼 보이는 이 두 가지 움직임 속에, 사실은 매우 정교하게 설계된 산업 전략이 숨어 있습니다.
![]() |
| 텅스텐 원광 수입 - 중국이 늘린 원료 확보 전략 |
숫자로 확인하는 이중 가격 구조
가장 눈에 띄는 신호는 가격입니다. 2026년 초 기준으로 중국 내수 시장의 APT(암모늄 파라텅스텐산염) 가격은 톤당 1,000~1,300달러 수준에 머물렀던 반면, 유럽 로테르담과 미국 볼티모어 등 국제 시장에서 거래되는 같은 등급 APT 가격은 톤당 2,900~3,250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같은 원료를 두고 국내 가격과 해외 가격이 거의 3배 가까이 벌어진 것입니다. 국제 텅스텐 시장은 사실상 '중국의 보호를 받는 내수 시장'과 '중국 밖에서 어떻게든 물량을 확보해야 하는 국제 시장'이라는 두 개의 서로 다른 시장으로 쪼개졌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입니다. 실제로 국제 시장에서 텅스텐을 조달해야 하는 한 업계 관계자는, 요즘 해외 구매자들이 원자재를 확보하기가 매우 어려워졌고 그들 스스로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무엇을 막고, 무엇을 늘렸나
중국의 조치를 자세히 뜯어보면 방향성이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2025년 2월부터 중국은 암모늄 파라텅스텐산염, 산화텅스텐, 탄화텅스텐, 특정 고체 텅스텐과 중합금 등 이중용도 품목에 수출허가 절차를 도입했고, 이후 수출 자격을 갖춘 기업을 단 15곳으로 제한하는 조치까지 더했습니다. 이는 원료에 가까운 중간재의 해외 유출을 최대한 좁은 통로로만 허용하겠다는 뜻입니다. 반면 국내 채굴 쿼터는 환경 정비와 광 품위 저하를 이유로 3년 연속 매년 6~6.5%씩 줄이면서도, 해외에서 들여오는 원광과 정광 수입은 오히려 크게 늘렸습니다. 즉 자국 광산은 아끼고, 남의 나라 광산에서 원료를 사들여 국내 가공 능력을 돌리는 그림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런 통제가 2026년 1월 발표된 이중용도 품목 목록 개정을 통해 한층 더 정교해졌다는 사실인데, 최종 사용자와 사용 목적에 대한 구체적인 서류까지 요구하며 우호적이지 않은 국가로의 수출을 더욱 까다롭게 걸러내고 있습니다.
중국 텅스텐 정책의 이중 구조
| 구분 | 조치 | 방향 |
|---|---|---|
| 자국 채굴 쿼터 | 3년 연속 매년 6~6.5%씩 축소 | 감소 |
| 해외 원광·정광 수입 | 2025년 전년 대비 64% 증가(2만 400톤) | 증가 |
| APT·산화텅스텐 등 중간재 수출 | 2025년 2월부터 허가제, 수출기업 15곳으로 제한 | 억제 |
| 태양광용 텅스텐 와이어, 고급 초경공구 등 고부가 완제품 수출 | 가공 기술 장벽을 앞세워 지속 | 유지·확대 |
| 국내외 APT 가격차 | 중국 내수 약 1,000~1,300달러 vs 국제 2,900~3,250달러(톤당) | 약 3배 격차 |
왜 이런 전략을 짜는가
중국 금속 시장 조사기관 상하이금속시장(SMM)의 분석은 이 전략의 논리를 명확하게 설명합니다. 자원 수입은 안정적으로 늘려 국가 안보 차원의 자원 확보를 도모하고, 동시에 고부가가치 제품 수출로 기술 장벽을 더 높이 쌓아 올리겠다는 것이 핵심 방향입니다. 실제로 중국은 세계 텅스텐 가공 능력의 80~90%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 압도적인 가공 인프라를 활용해 태양광용 텅스텐 와이어나 고급 초경합금 절삭공구 같은 고부가가치 완제품은 계속 수출하며 시장 지배력과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원료 단계에서는 최대한 움켜쥐고, 가공 기술이 필요한 고부가 단계에서는 오히려 문을 열어두는 이중 전략인 셈입니다. 여기에 더해 중국 기업들은 유럽과 미국 시장의 수요 변동에 대응하기 위해 일대일로 참여국과 신흥시장으로 판로를 넓히는 움직임도 병행하고 있어, 서방의 수요가 흔들려도 완제품 수출 경로 자체는 계속 다변화하며 지켜내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자원 민족주의가 아니다
여기서 짚어야 할 비판적 시각이 있습니다. 이 전략을 단순히 "중국이 자국 자원을 아끼려는 보호주의"로만 해석하면 절반만 본 것입니다. 실제로는 원자재 단계에서 세계 각국을 자국 가공 능력에 의존하도록 묶어두면서, 동시에 그 원자재를 가공한 고부가가치 제품 시장에서는 압도적 지배력을 계속 행사하려는 훨씬 정교한 산업 전략에 가깝습니다. 자국이 캐낸 원광은 아끼고, 남의 나라 원광을 사들여 자국 공장을 돌리고, 그렇게 만든 고급 제품을 다시 세계에 파는 구조는 원자재 확보와 부가가치 창출을 동시에 이루는 방식입니다.
이는 지금까지 시리즈에서 살펴본 서방의 대응이 안고 있는 근본적인 한계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상동광산이나 카자흐스탄, 아이다호처럼 중국 밖에서 아무리 새로운 광산을 개발해도, 그렇게 캐낸 원광을 고순도 텅스텐 제품으로 가공하는 능력 자체는 여전히 중국이 세계의 80~90%를 쥐고 있습니다. 채굴 단계의 다변화만으로는 이 구조적 병목을 완전히 해소하기 어렵다는 뜻이며, 결국 서방이 진짜로 따라잡아야 하는 것은 광산이 아니라 정제·가공 인프라일 수 있다는 점을 이 사례는 보여줍니다.
수출기업 15곳이라는 좁은 문
이 전략에서 특히 눈여겨볼 대목은 수출 자격을 갖춘 기업을 단 15곳으로 제한했다는 부분입니다. 이는 단순히 품목별로 허가 절차를 추가하는 것을 넘어, 아예 수출 행위 자체를 할 수 있는 주체의 숫자를 극도로 좁혀놓았다는 뜻입니다. 수출 가능한 기업의 수가 적을수록 중국 정부는 물량과 가격, 거래 상대방까지 훨씬 세밀하게 통제할 수 있습니다. 마치 수도꼭지를 여러 개 두는 대신 단 하나의 밸브로 전체 수량을 조절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입니다. 이런 구조에서는 설령 국제 가격이 급등해 수출 유인이 커지더라도, 정부가 허가한 소수의 기업이 아니면 그 기회를 활용할 수 없습니다. 결국 시장 논리보다 정책 논리가 훨씬 강하게 작동하는 구조를 만들어 둔 셈입니다.
![]() |
| 텅스텐 정제 공장 - 중국이 장악한 고부가가치 가공 능력 |
FAQ — 중국의 텅스텐 이중 가격 전략에 대해 자주 묻는 질문
Q1. 중국 내수 텅스텐 가격과 국제 가격은 실제로 얼마나 차이가 나나요? 2026년 초 기준으로 중국 내수 APT 가격은 톤당 1,000~1,300달러 수준인 반면, 국제 시장 가격은 톤당 2,900~3,250달러에 달해 거의 3배 가까운 격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Q2. 중국은 왜 텅스텐 원광 수입을 늘렸나요? 자국의 채굴 쿼터를 환경 정비와 광 품위 저하를 이유로 계속 줄이는 대신, 해외에서 원료를 사들여 국내의 막대한 가공 능력을 계속 가동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됩니다.
Q3. 중국이 수출을 완전히 막은 것은 아닌가요? 아닙니다. 원료에 가까운 APT나 산화텅스텐 같은 중간재는 허가제로 엄격히 통제하지만, 태양광용 텅스텐 와이어나 고급 초경합금 공구 같은 고부가가치 완제품 수출은 오히려 유지하거나 확대하고 있습니다.
Q4. 서방이 새로운 광산을 개발하면 이 문제가 해결되나요? 채굴 단계의 다변화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원광을 고순도 제품으로 가공하는 능력 자체를 여전히 중국이 세계의 80~90% 쥐고 있어, 정제·가공 인프라 확보가 함께 이뤄져야 합니다.
Q5. 중국의 이런 전략은 언제까지 이어질까요? 현재로서는 뚜렷한 전환점이 보이지 않습니다. 채굴 쿼터 축소와 수출 통제, 고부가가치 제품 수출 유지라는 세 축이 동시에 작동하는 한, 이 이중 가격 구조는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