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텅스텐 스크랩 사냥, 미국이 표적이 된 이유

중국이 오랫동안 막아온 것을, 이제는 직접 사냥하러 다닌다

오랫동안 중국은 환경보호를 이유로 텅스텐 스크랩(고철) 수입을 금지해왔습니다. 스스로 정한 원칙을 이렇게 오랫동안 지켜온 나라가, 정작 남의 나라 고철더미 앞에서는 전혀 다른 얼굴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 원칙에 예외가 생겼습니다. 중국 무역업자들이 미국 전역의 고철업체를 돌아다니며 텅스텐 스크랩을 싹쓸이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앞서 미국의 텅스텐 폐자원 수출 금지 편에서 살펴봤던 바로 그 스크랩 시장이, 이번에는 중국의 적극적인 사냥터가 되고 있습니다.

미국 고철업체의 텅스텐 스크랩 더미 클로즈
텅스텐 스크랩 야적장 - 중국의 새로운 사냥터

평소 가격의 5배를 부르는 사냥꾼들

글로벌 원자재 업계에 따르면, 중국 업체들은 지난해 초부터 미국 내 텅스텐 공급 시장에 주목해왔습니다. 텅스텐 광산 생산량 감소와 항공우주·방산 수요 급증이 맞물리면서, 중국 업체들이 미국 전역의 고철업체를 돌며 텅스텐 스크랩 확보 경쟁에 나선 것입니다. 이 스크랩은 대개 드릴 비트나 광산 장비 같은 이미 사용이 끝난 산업용 공구에서 나오는데, 분쇄와 화학 처리를 거치면 텅스텐 분말이나 텅스텐 카바이드로 재활용되어 다시 새로운 기계와 공구 제조에 쓰일 수 있습니다. 앞서 텅스텐 재자원화 편에서 살펴봤던 바로 그 순환 구조가, 이번에는 국경을 넘나드는 국제적 쟁탈전의 대상이 되고 있는 셈입니다. 미국 공급업체들은 텅스텐을 찾는 중국 무역업자들의 문의 전화를 끊임없이 받고 있지만, 아시아 경쟁업체들이 평소 가격의 5배를 지불할 의향이 있어 정작 미국 기업들은 불리한 협상 위치에 놓여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숫자로 보는 가격 급등

이런 사재기의 여파는 가격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습니다.

지표 변동 내용
미국 텅스텐 가격 2025년 5월 이후 200% 이상 상승
텅스텐 스크랩 가격 최대 350%까지 상승
텅스텐 관련 소재 전반 항공우주·방산 수요 급증으로 1년 새 최대 350% 폭등

왜 하필 미국이 사냥터가 됐을까

중국이 미국을 이상적인 사냥터로 여기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이 표현은 실제 원자재 업계 보도에서 그대로 쓰인 말인데, 그만큼 이번 움직임이 우발적이 아니라 치밀하게 계산된 전략이라는 인상을 줍니다. 미국은 거대한 시장 규모를 가지고 있는 데다, 세계 유수의 고품질 기계 제조업체들이 다수 위치해 있어 텅스텐 스크랩이 풍부하게 발생하는 환경이기 때문입니다. 앞서 살펴본 대로 중국 자신은 오랫동안 환경보호를 이유로 텅스텐 스크랩 수입을 금지해왔는데, 이는 언뜻 모순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오히려 일관된 전략에 가깝습니다. 자국 영토 안에서는 스크랩 수입에 따른 환경 부담을 지지 않으면서도, 해외에서는 적극적으로 원료를 확보해 자국의 가공 산업을 돌리는 것입니다. 자국 이익을 최우선에 둔다는 기준에서 보면, 이 두 가지 태도는 전혀 모순되지 않습니다.

미국의 대응, 그러나 남아있는 근본적 한계

이런 상황에서 백악관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국내 광산업을 복원하고 미국 공급망의 안보를 확보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미국 정부는 카자흐스탄의 텅스텐 채굴 프로젝트에 16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하는 등 해외 자원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앞서 살펴봤던 텅스텐 스크랩 수출 금지 조치 역시, 국내에 남아있는 원료라도 지키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짚어야 할 비판적 시각이 있습니다. 수출을 막는다고 해서 이 문제가 곧바로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과 제도로 국경을 막는 것과, 실제로 그 안에서 물자를 값어치 있는 제품으로 바꿔낼 역량을 갖추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입니다. 앞서 미국의 텅스텐 폐자원 수출 금지 편에서 확인했듯, 미국은 보유하고 있는 스크랩 자원을 완전히 활용할 수 있는 가공 능력 자체가 부족한 상태입니다. 수출은 막았지만 국내에서 이를 소화할 처리 시설이 충분하지 않다면, 스크랩이 오갈 곳을 잃고 정체되는 역설적인 상황이 재현될 수 있습니다. 원료를 지키는 것과 그 원료를 실제로 가치 있는 제품으로 전환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과제라는 사실이, 이번에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는 셈입니다.

좁혀지지 않는 중국과의 격차

일본의 사례는 이런 어려움을 더 잘 보여줍니다.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미쓰비시머티리얼과 스미토모전기공업 같은 일본의 텅스텐 관련 기업들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스크랩 재활용 네트워크와 생산 역량을 강화해왔지만, 이런 노력에도 중국 기업들의 텅스텐 지배력을 잠식하거나 낮추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중국 국영기업들이 주도하는 텅스텐 생산 기업들은 이미 수직 계열화를 이룩한 데다, 상하이나 선전 증시에 상장돼 있어 자본력에서도 뒤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중국을 대표하는 텅스텐 기업 샤먼텅스텐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힙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2030년대까지 연간 최대 2만 톤 이상의 텅스텐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보고 있는데, 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국내 광산 개발과 재활용 확대만으로는 부족하고, 결국 정제·가공 능력 자체를 근본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이 핵심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텅스텐 재활용 정련 시설의 노(爐) 클로즈업
텅스텐 재활용 가공 시설 - 부족한 미국의 처리 능력

스크랩 하나를 둘러싼 세 나라의 동상이몽

이 상황을 조금 더 넓게 보면, 텅스텐 스크랩 하나를 두고 미국, 중국, 일본 세 나라가 서로 다른 셈법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미국은 자국 내에 쌓여 있는 스크랩을 어떻게든 지키려 하고, 중국은 그 스크랩을 웃돈을 주고서라도 가져가려 하며, 일본은 같은 스크랩 시장에서 미국과 경쟁하듯 물량을 확보하려 애쓰고 있습니다. 앞서 여러 편에서 살펴본 것처럼 텅스텐이라는 금속 하나를 둘러싼 국제적 셈법은 이제 원광이나 정광 단계를 넘어, 이미 한 번 쓰인 폐기물 단계에서까지 이렇게 치열하게 얽히고 있습니다. 결국 스크랩이라는, 한때는 그저 버려지는 산업 폐기물 취급을 받았을 물건이 이제는 국가 간 자원 경쟁의 최전선으로 떠오른 셈입니다. 어제까지 쓰레기였던 것이 오늘은 외교와 무역의 협상 카드가 되는 시대, 텅스텐 스크랩이 그 변화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일 것입니다.

FAQ — 중국의 미국 텅스텐 스크랩 시장 공략에 대해 자주 묻는 질문

Q1. 중국은 왜 자국에서는 텅스텐 스크랩 수입을 금지하면서 미국 스크랩은 사들이나요? 자국 영토 안에서는 환경보호를 이유로 스크랩 수입에 따른 부담을 지지 않으면서도, 해외에서는 적극적으로 원료를 확보해 자국 가공 산업을 뒷받침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Q2. 텅스텐 스크랩 가격은 얼마나 올랐나요? 텅스텐 스크랩 가격은 최대 350%까지 상승했으며, 미국 텅스텐 가격 전반도 2025년 5월 이후 200% 이상 올랐습니다.

Q3. 미국이 스크랩 수출을 금지하면 문제가 해결되나요? 완전히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미국은 보유한 스크랩을 완전히 활용할 가공 능력 자체가 부족해, 수출만 막는다고 곧바로 국내 공급이 안정되지는 않습니다.

Q4. 일본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데 성공했나요? 미쓰비시머티리얼과 스미토모전기공업 등이 재활용 역량을 강화해왔지만, 중국 기업들의 수직 계열화와 자본력 때문에 중국의 지배력을 낮추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것으로 평가됩니다.

Q5. 미국은 앞으로 얼마나 많은 텅스텐을 확보해야 하나요? 전문가들은 2030년대까지 연간 최대 2만 톤 이상의 텅스텐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는 국내 광산 개발, 재활용 확대, 정제·가공 능력 강화라는 세 가지 축이 동시에 갖춰져야 도달할 수 있는 목표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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