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열전구 빛은 5%뿐, 텅스텐은 어디로 갔나

백열전구 속 텅스텐은 왜 사라졌을까요? 빛은 5%뿐이고 나머지는 열이었습니다

백열전구는 전기의 약 95%를 열로 내보내고, 빛으로 바꾸는 것은 5%뿐입니다. 서울시 환경 누리집의 설명이에요. 그 열을 만드는 가는 철사(필라멘트)가 텅스텐입니다.

텅스텐은 녹는점이 3,422℃라서 필라멘트가 수천 도로 달아올라도 견딥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2014년 1월부터 백열전구의 생산과 수입이 전면 중단됐어요. 산업통상자원부가 2008년 12월 발표한 퇴출 계획에 따른 것입니다.

이 글은 세 가지를 쉽게 풀어 봅니다. 왜 하필 텅스텐이 필라멘트가 됐는지, 왜 LED에 밀렸는지, 텅스텐은 지금 어디에 남았는지입니다.

나무 탁자 위에 놓인 필라멘트 코일이 보이는 투명 백열전구와 하얀 LED 전구
나무 탁자 위에 놓인 필라멘트 코일이 보이는 투명 백열전구와 하얀 LED 전구

전구 속 텅스텐은 무슨 일을 할까요?

백열전구는 전기로 가는 철사를 뜨겁게 달궈 빛을 냅니다. 숯불이 달아오르면 빨갛게 빛나는 것과 비슷해요.

물리교사 학술지(The Physics Teacher, 1999)의 해설에 따르면 필라멘트는 약 3,000K까지 달아오릅니다. 섭씨로 약 2,700℃예요.

뜨거울수록 흰 빛이 많이 나오지만 열도 함께 쏟아집니다. 서울시 환경 누리집은 백열등이 전기의 95%를 열로, 5%만 빛으로 바꾼다고 설명해요. 같은 자료에 따르면 형광등은 약 40%, LED는 최대 90%를 빛으로 바꿉니다.

왜 하필 텅스텐이었을까요?

필라멘트에는 두 가지가 꼭 필요합니다. 아주 뜨거워도 녹지 않아야 하고, 뜨거워도 잘 증발하지 않아야 해요. 같은 학술지 해설은 순수한 금속 가운데 텅스텐이 녹는점이 가장 높고 증발도 가장 적다고 정리했습니다.

다만 한계도 있습니다. 증발 때문에 필라멘트가 쓸 수 있는 온도는 약 3,000K에서 멈춘다고 해설은 덧붙였어요. 증발한 텅스텐이 유리 안쪽에 달라붙어 전구가 검게 변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텅스텐이 쉽게 철사가 된 것은 아닙니다. 텅스텐은 상온에서 잘 부서져요.

국제텅스텐산업협회(ITIA)의 역사 안내와 한 회사의 연혁 자료는 1904년 텅스텐 전구 특허를 소개합니다. 1910년에는 쿨리지가 늘어나는 텅스텐 철사를 만들었다고 해요. 텅스텐 가루를 만드는 설비는 텅스텐 제련·정련 장비 편도 함께 참고하세요.

1913년에는 공기 대신 불활성 기체를 채우면 필라멘트 수명이 늘어난다는 사실도 알려졌습니다. 오늘날 전구에는 보통 아르곤을 채워 증발을 늦춰요.

연도 일어난 일 출처
1879년 에디슨이 백열전구를 특허로 냄 디자인뉴스
1887년 경복궁에서 처음 전등이 켜짐 매일신문
1904년 텅스텐 전구 특허 ITIA·회사 연혁 자료
1910년 쿨리지가 늘어나는 텅스텐 철사를 만듦 ITIA·소재 자료
1913년 불활성 기체 충전으로 수명이 늘어남 조명 기술 해설(웹 사전)
2007년 미국이 에너지 독립·안보법(EISA) 서명 디자인뉴스
2008년 12월 한국이 백열전구 퇴출 계획 발표 매일신문
2014년 1월 한국에서 백열전구 생산·수입 전면 중단 산업통상자원부
2023년 8월 미국에서 45루멘/와트 기준 시행 업체 설명

왜 LED에 밀려났을까요?

가장 큰 이유는 효율입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LED는 백열전구보다 전기를 최대 90% 적게 쓰고 수명이 최대 25배 깁니다. 같은 밝기를 내는 데 필요한 전기가 확 줄어드는 셈이에요.

한국 정부도 같은 계산을 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백열전구가 완전히 대체되면 연 1,800GWh 이상의 전력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어요. 소비자가 LED 램프를 쓰면 연간 유지 비용이 약 82.3% 줄어든다고도 설명했습니다.

구분 백열전구 할로겐 LED
밝기당 전력(루멘/와트) 약 13~15 약 18~25 약 72~78
빛으로 바뀌는 비율 약 5%(서울시) 자료 없음 최대 약 90%(서울시)
수명 예시 약 1,000시간 약 1,000~2,000시간 약 25,000시간
텅스텐 사용 필라멘트 필라멘트 사용하지 않음

표의 루멘/와트와 수명은 미국 매체와 업체 안내, 국내 가전 기업의 2013년 안내 자료를 모은 값이라 제품마다 달라요. 루멘은 밝기의 단위입니다.

한국에서는 어떻게 사라졌을까요?

산업통상자원부는 2008년 12월 퇴출 계획을 발표했고, 2012년부터 에너지소비효율 기준을 단계적으로 높였습니다. 서울시 환경 누리집은 2014년 1월부터 생산과 수입이 전면 중단됐다고 전합니다. 퇴출은 금지령 하나가 아니라 몇 해에 걸친 과정이었어요.

시장은 먼저 줄었습니다. 매일신문(2013년 7월)에 따르면 연간 판매량이 2008년 1,860만 개에서 2012년 1,050만 개로 줄었어요.

당시 국내에는 약 3,000만 개가 설치돼 있었고 생산업체는 대구의 한 곳뿐이었습니다. 공공기관에서는 이미 99%를 퇴출했다고 해요.

현실은 더 느렸습니다. 뉴스토마토(2013년 12월)는 금지 직전에도 전통시장 점포 열 곳 중 한 곳이 백열등을 쓴다고 전했어요.

한 에너지관리공단 관계자는 전력 소모를 모른 채 값만 비교하면 LED를 쓸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저소득층 85만 가구에 LED 램프를 무상 지원하기로 했어요.

텅스텐은 지금 어디에 남았을까요?

전구 자체는 사라지는 중이지만 텅스텐 필라멘트는 아직 있습니다. 할로겐 램프가 대표적이에요.

플로리다주립대 해설에 따르면 이 램프는 필라멘트가 2,500~3,000℃에서 일합니다. 유리 대신 석영 관을 써요.

핵심은 할로겐 재생 순환입니다. 증발한 텅스텐이 할로겐 기체와 만나 화합물이 됐다가 뜨거운 필라멘트에서 다시 텅스텐으로 돌아와 붙는 방식이에요. 유리 안쪽이 덜 검어지고 필라멘트도 오래 갑니다.

다만 미국에서는 이마저 줄고 있습니다. 한 업체 설명에 따르면 에너지부 기준(45루멘/와트)이 2023년 8월부터 대부분의 백열·할로겐 전구를 시장에서 몰아냈어요.

다만 일부 제품은 기준에서 면제됩니다.

텅스텐 철사는 다른 곳으로도 갔습니다. 쿨리지가 만든 텅스텐 철사는 전구뿐 아니라 X선관에도 쓰였다고 소재 자료는 전해요.

최근에는 태양전지 웨이퍼를 자르는 25~40㎛ 굵기의 심선이 주목받습니다. 반도체 쪽 쓰임은 텅스텐 플러그 편도 함께 참고하세요.

아직 확실하지 않은 것

효율 수치는 자료마다 다릅니다. 서울시는 열 95%, 빛 5%라고 했고 한 업체는 90%가 열이라고 했어요.

루멘/와트도 13, 15, 18, 25처럼 나뉩니다. 전구의 종류와 와트, 측정 시기가 다르기 때문이에요.

글로벌 점유율도 확인이 필요합니다. 디자인뉴스는 국제에너지기구(IEA) 자료를 인용했어요. 2020년 백열전구가 전 세계 조명 판매의 5% 미만이고 LED는 절반을 넘는다는 내용입니다.

이번 조사에서 IEA 원문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텅스텐 수요에 미친 영향도 찾지 못했습니다. ITIA의 용도별 비중 표에는 조명이 따로 나오지 않아, 전구 퇴출로 줄어든 텅스텐의 양은 알 수 없어요.

백열전구가 완전히 사라졌다는 말도 조심해야 합니다. 특수 용도와 면제 제품이 있고, 2013년 한국에서는 전통시장 점포의 10%가 백열등을 쓰고 있었어요.

LED 가격이 장벽이라는 당시 지적은 지금과 다를 수 있습니다.

자료의 한계도 있습니다. 위 수치는 언론 보도와 업체 안내에 많이 기댔고, 에디슨 특허와 경복궁 점등은 보도의 설명을 따랐어요. 연성 텅스텐 개발 연도는 자료마다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앞으로 볼 것

세 가지를 지켜볼 만합니다. 할로겐 규제가 어디까지 가는지, 특수 필라멘트가 LED로 얼마나 바뀌는지, 태양전지용 철사가 얼마나 커지는지예요. 텅스텐은 전구에서 물러나도 철사로 뽑는 기술은 계속 쓰이고 있습니다.

※ 본 원고는 공개된 정부 발표, 학술 해설, 보도와 업체 안내를 바탕으로 정리한 정보 제공용 글이며, 특정 기업이나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FAQ — 백열전구와 텅스텐에 대해 자주 묻는 질문

Q1. 백열전구에 왜 텅스텐을 썼나요? 순수한 금속 가운데 녹는점이 가장 높고 증발이 가장 적기 때문입니다. 필라멘트가 약 3,000K까지 달아올라도 오래 버텨요.

Q2. 백열전구는 왜 효율이 낮은가요? 전기의 대부분이 열로 나가기 때문입니다. 서울시 환경 누리집은 95%가 열이고 빛은 5%뿐이라고 설명해요.

Q3. 한국에서는 언제 백열전구가 금지됐나요? 2014년 1월부터 국내 시장에서 생산과 수입이 전면 중단됐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2008년 12월 발표한 퇴출 계획에 따른 것이고, 이미 만든 전구를 쓰는 것까지 막은 것은 아닙니다.

Q4. 할로겐 전구에도 텅스텐이 들어 있나요? 네, 필라멘트가 텅스텐입니다. 할로겐 기체가 증발한 텅스텐을 다시 필라멘트로 돌려보내는 순환을 이용해요.

Q5. 전구가 사라지면 텅스텐 수요도 사라지나요? 전구 쪽 수요는 줄었지만 얼마나 줄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텅스텐은 공구, 합금, 전자 부품 등에 훨씬 많이 쓰이고, 철사 기술은 태양전지 웨이퍼 절단용 심선으로도 이어지고 있어요.


참고 자료

  • 한국 정책·보도: 산업통상자원부 백열전구 퇴출 관련 보도(이투데이·매일신문 2013.07.16~17), 서울시 환경 누리집 백열등 조사(게재일 확인 필요), 뉴스토마토 보도(2013.12.23), 국내 한 가전 기업의 LED 램프 안내 자료(2013.12.11)
  • 과학·기술 해설: The Physics Teacher 「Basic Physics of the Incandescent Lamp」(1999.12), 플로리다주립대 Molecular Expressions 텅스텐-할로겐 램프 해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LED 보급 기사(연도 확인 필요), ITIA·회사 연혁 자료(게재일 확인 필요)
  • 시장·규제 자료: Design News(IEA 인용, 게재일 확인 필요), Regency Lighting 블로그와 미국 업체 블로그(미국 에너지부 2023년 기준 설명, 게재일 확인 필요), Consumer Reports(2012.01)


다음 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