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스텐 광산인데, 매출의 절반은 텅스텐이 아니라는 반전
텅스텐 광산이라고 하면 당연히 텅스텐만 캐낼 것 같지만, 실제로는 전혀 다른 그림이 펼쳐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앞서 살펴본 베트남 누이파오 광산은 텅스텐과 함께 형석(불소회석), 비스무트, 구리까지 동시에 생산하는 다금속 광산입니다. 심지어 국내 광업 사례를 보면, 어떤 광산은 부산물로 캐낸 금·은 매출이 전체 매출의 절반에 육박하기도 합니다. 이번 편에서는 텅스텐과 함께 캐내는 다른 금속들, 그리고 다금속 광산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경제학을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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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금속 광석 - 텅스텐과 함께 나오는 여러 금속의 흔적 |
왜 여러 금속이 한 광산에서 함께 나올까
다금속 광산이 만들어지는 원리는 마그마의 냉각 과정에 숨어 있습니다. 지하에서 뜨겁게 녹아있던 마그마가 서서히 식으면서 그 안에 녹아있던 여러 금속 성분들이 각기 다른 온도와 압력 조건에서 순차적으로 농축되는데, 이 과정에서 텅스텐뿐 아니라 구리, 아연, 비스무트, 형석 같은 다른 유용 광물들이 같은 광체 안에 함께 침전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앞서 회중석 편에서 살펴봤던 스카른 광산은 특히 이런 다금속화 경향이 강한 편인데, 마그마와 석회암이 접촉하며 만들어내는 복잡한 화학 반응이 여러 금속을 동시에 농축시키기 좋은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부산물이 주인공을 뒤흔드는 경제학
여기서 흥미로운 개념이 등장합니다. 바로 '부산물 신용(byproduct credit)'이라는 경제학적 원리입니다. 광산을 개발할 때는 보통 하나의 '주 생산물'을 기준으로 사업성을 평가하지만, 실제로는 함께 캐내는 부산물의 판매 수익이 광산 전체의 채산성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국내 한 증권사 분석 자료에 따르면, 국내의 한 금·은광은 부산물로 얻는 금·은 매출이 전체 매출의 45%에 달했고, 여기에 인듐·갈륨·셀레늄 같은 희소금속 매출까지 5%를 차지해 전체적으로 높은 수익성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력 광물의 가격이 다소 주춤하더라도, 함께 캐내는 부산물 가격이 좋으면 광산 전체의 경제성은 오히려 개선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누이파오 광산의 네 가지 얼굴
앞서 살펴본 베트남 누이파오 광산이 바로 이런 다금속 경제학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 광물 | 주요 용도 | 특징 |
|---|---|---|
| 텅스텐 | 초경합금, 특수강, 반도체 소재 | 누이파오의 주력 생산물, 중국 밖 최대 규모 |
| 형석(불소회석) | 불화수소산 원료, 알루미늄 제련 첨가제 | 세계 3위 수준의 생산 규모로 평가 |
| 비스무트 | 무독성 납 대체 소재, 의약품·화장품 | 중국 외 몇 안 되는 공급원 중 하나 |
| 구리 | 전선, 전자제품, 건설 자재 | 다금속 광산의 전형적인 동반 산출 광물 |
MSR의 최고경영자는 앞서 언급 했듯 자사가 중국 밖 최대 텅스텐 광산을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형석 세계 3위, 비스무트도 중국 외 몇 안 되는 공급원이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텅스텐 하나만 보면 놓치기 쉬운 이 광산의 진짜 가치가, 네 가지 금속을 함께 놓고 봐야 온전히 드러나는 셈입니다.
상동광산도 사실은 다금속 광산
여기서 흥미로운 사실이 하나 더 있습니다. 국내 광물 관련 자료에 따르면 상동광산의 주 광체에도 회중석뿐 아니라 능철석, 유비철석, 황철석, 휘창연석(비스무트 광물), 황동석(구리 광물), 섬아연석(아연 광물), 자류철석, 자철석 같은 다양한 광석 광물이 함께 산출되는 것으로 확인됩니다. 즉 상동광산 역시 지질학적으로는 누이파오와 크게 다르지 않은 다금속 광산인 셈입니다. 다만 현재의 상업 생산은 텅스텐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이런 동반 광물들이 실제로 얼마나 회수·활용되고 있는지는 앞으로 지켜볼 대목입니다.
여러 금속을 캔다고 항상 유리한 것은 아니다
여기서 짚어야 할 비판적 시각이 있습니다. 다금속 광산이 경제성을 높여주는 것은 분명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리스크도 함께 짊어지게 됩니다. 텅스텐 가격이 아무리 좋아도 형석이나 비스무트, 구리 가격이 동반 하락하면 광산 전체의 수익성은 흔들릴 수 있습니다. 반대로 어느 한 부산물의 시장이 갑자기 나빠지면, 그 여파가 주력 생산물인 텅스텐 사업 전체에 번질 수도 있습니다. 즉 다금속 광산은 여러 금속의 가격 변동에 동시에 노출되는 구조이며, "여러 광물을 함께 캐낼 수 있으니 무조건 유리하다"는 단순한 생각은 각 금속 시장의 독립적인 변동성을 간과한 것일 수 있습니다.
과거 국내 정부가 재개발 유망 광산을 선정했던 사례도 이런 복잡성을 잘 보여줍니다. 2008년 정부는 금·은, 구리, 연·아연, 철·티탄철, 중석(텅스텐), 몰리브덴, 우라늄 등 여러 광종에 걸쳐 총 22개의 재개발 유망 광산을 선정했지만, 이 가운데 실제로 상업적 재가동까지 이어진 사례는 상동광산을 비롯한 극소수에 그쳤습니다. 여러 금속을 동시에 품고 있는 유망한 광산으로 평가받는 것과, 그것이 실제로 채산성 있는 사업으로 이어지는 것 사이에는 여전히 큰 간극이 존재한다는 뜻입니다.
부산물 회수 기술이라는 또 다른 과제
다금속 광산의 경제성을 온전히 실현하려면 한 가지 조건이 더 필요합니다. 바로 여러 금속을 각각 순도 높게 분리해내는 정련 기술입니다. 앞선 선광·제련 장비 편에서 살펴봤듯, 텅스텐 하나만 분리하는 데도 비중선별·자력선별·부유선광에 이어 화학적 정련까지 여러 단계가 필요한데, 여기에 구리나 비스무트, 형석까지 각각 별도의 회수 공정을 추가해야 한다면 설비 투자 규모와 기술적 난이도는 훨씬 커집니다. 누이파오 광산을 운영하는 MSR이 채굴부터 화학제품 생산까지 이어지는 통합 가치사슬을 10년 넘게 구축해온 것도, 단순히 텅스텐만이 아니라 여러 부산물까지 효율적으로 회수하기 위한 정련 역량을 함께 쌓아야 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큽니다. 결국 다금속 광산의 진짜 가치는 땅속에 무엇이 묻혀 있느냐만이 아니라, 그 여러 금속을 얼마나 정교하게 갈라내고 팔 수 있는 기술을 갖췄느냐에 달려 있는 셈입니다. 텅스텐이라는 하나의 이름 뒤에, 실제로는 훨씬 복잡한 지질학과 경제학이 얽혀 있다는 사실을 이번 편에서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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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석 결정 - 텅스텐 광산의 대표적인 동반 광물 |
FAQ — 다금속 광산의 경제학에 대해 자주 묻는 질문
Q1. 다금속 광산은 왜 만들어지나요? 마그마가 서서히 식으면서 여러 금속 성분이 각기 다른 조건에서 순차적으로 농축되는 과정에서, 텅스텐 외에 구리·아연·비스무트 같은 다른 금속들도 같은 광체 안에 함께 침전되기 때문입니다.
Q2. 부산물 신용(byproduct credit)이란 무엇인가요? 주력 광물 외에 함께 캐내는 부산물의 판매 수익이 광산 전체의 경제성에 크게 기여하는 것을 뜻하며, 실제로 부산물 매출이 전체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광산 사례도 있습니다.
Q3. 누이파오 광산은 텅스텐 외에 어떤 광물을 함께 생산하나요? 형석(불소회석), 비스무트, 구리를 함께 생산하며, 이 중 형석은 세계 3위, 비스무트는 중국 외 몇 안 되는 공급원으로 평가받습니다.
Q4. 상동광산도 다금속 광산인가요? 지질학적으로는 회중석 외에도 비스무트, 구리, 아연 계열의 광물이 함께 산출되는 것으로 확인되지만, 현재 상업 생산은 텅스텐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Q5. 여러 금속을 함께 캐내는 것이 항상 유리한가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동반 생산되는 여러 금속의 가격이 각각 다르게 움직일 수 있어, 한 금속의 시장 상황이 나빠지면 광산 전체의 수익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리스크도 함께 존재합니다.

